"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해결될 거라 믿었는데…."
지난달 25일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마을 전체가 침수된 부산 기장군 장안읍 시장마을 등 838가구 1562명의 이재민이 또 한 번 실의에 빠졌다. 기장군이 침수 11일 만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음에도 실질적으로 주민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장마을 남동수 이장은 "주민 대부분은 집이 침수돼 가구, 전자제품, 가재도구까지 모두 떠내려가고 망가져 집 안에 남은 게 없다"며 "전부 중고 제품으로 사들인다고 해도 1000만 원은 훌쩍 넘을 텐데 100만 원 정도의 정부지원금으로는 어림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현행 '재난구호 및 재난복구비용 부담' 기준에 따르면 정부가 지원하는 재난지원금은 침수 주택의 경우 가구당 100만 원, 반파 450만 원, 주택 전파·유실은 동당 900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 금액으로는 제대로 된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잠정적으로 정부지원금 규모가 1878억 원으로 책정됐지만, 농경지와 농작물 등 사유시설·작물에 대한 지원금은 30억 원에 불과하다. 이재민이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국가재난지원금 100만 원과 한국수력원자력 도배·장판 특별지원금 60만 원가량, 부산시 재해구호기금 4만9000원이 전부다. 나머지 필요한 자금은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소상공인의 고통도 크다. 시 재해구호기금에서 100만 원이 지원되는데, 망가진 장비를 새로 구매하기는커녕 수리도 할 수 없는 액수다. 상인 김모(56) 씨는 "견적을 뽑아보니 기계 수리 비용만 500만 원이 훌쩍 넘었다. 수리해도 제대로 작동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데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