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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새벽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 점포에 화재가 발생, 타고 남은 잔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연합뉴스 |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가 화마에 잿더미가 됐다.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어서 영세 상인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관광객 유치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27일 새벽 2시30분께 하동군 화개면 쌍계로 일대의 화개장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104개 점포 가운데 41개 점포가 전소됐다. 경찰은 재산피해액을 1억9000여만 원으로 추산했다. 불은 50여 분 만에 진화됐으며 새벽 시간대여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역사회에서는 하동의 명물인 화개장터가 화재로 제 기능을 잃은데 대해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화개장터는 조선시대부터 오랫동안 지리산 일대 산간마을과 남해를 잇는 중요한 상업시설이었다. 또 영호남 교류의 길목이자 물류이동의 중심지로 유명했으나 1970년대 이후 교통의 발달 등으로 점차 퇴색했다. 이에 하동군은 1999년 말 16억 원을 투입, 복원작업에 들어가 2001년 9월 화개장터를 개장했다. 8226㎡ 규모의 이곳에는 점포 104개와 관광안내센터, 전망대 등이 들어서 있다. 한 해 평균 방문객은 120여만 명이다.
이날 불로 점포를 잃은 40여 명의 영세 상인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상인들은 그동안 이곳에서 약재나 먹거리 시판, 전통방식을 이용한 농기구 제작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하동군은 부부 합산 재산세액이 5만 원 이하인 영세상인들을 3년 계약 조건으로 화개장터에 입점시켰다. 한 약재 상인은 "전 재산을 투자해 약재를 사들였는데 이제 다 타버렸으니 뭘 먹고살아야 할지 난감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약초상인들은 점포당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가량의 약재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군은 화개장터를 대상으로 보험의 일종인 '건물시설물 재해복구공제'에 가입했다. 하지만 이는 건물시설물에 대한 보험이어서 약재 등에 대해 보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하동군은 이날 화재 발생 직후 부군수를 지휘책임자로 하는 긴급 대책반을 구성하고 사후 수습에 들어갔다. 대책반은 복구 작업, 피해 주민 지원, 환경정비 등의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하동군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