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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남구 대연동 대연고 교정에서 이동헌 군이 수능 만점비결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성효 기자kimsh@kookje.co.kr |
올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역대 가장 쉬웠다고 한다. '쉬운 수능'의 기조 속에서 모든 영역의 문제를 다 맞춘 만점자는 29명(인문계열 8명, 자연계열 21명)으로 집계됐다. 아무리 문제가 쉽게 출제됐다고 하지만, 이처럼 모든 문제를 정확하게 맞힌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쉬우므로 평소 '눈 감고도 풀었다'는 몇몇 문제도 실수로 오답을 선택하는 바람에 시험 순간을 한탄했던 수험생이 속출했다. '쉬운 수능'의 만점자는 진정한 실력자라는 말도 회자하고 있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수험생들에게 배포된 지난 3일 부산에서도 만점자 1명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남구 대연동 대연고에 재학 중인 이동헌(18) 군. 표준점수로 따지면 전국 수석을 당당히 꿰찬 이 군의 면면이 궁금할 법하다. 성적표 배포 당일 이 군을 직접 만났다.
이날 학교에서 기자가 명함을 건넸다. 이 군도 본인의 명함을 줬다. '대연고등학교 학생회장, 부산 청소년 소통연대 청아재 대표'가 직함이다. 이 군은 "지난해 직접 만든 청소년 단체다. 고3이 되면서 올해 초까지만 활동했다"며 "1학년 때부터 토론동아리에서 활동하다 다른 학교와 연합 토론동아리를 만들었다. 봉사활동, 토론행사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회원 수는 200명에 달한다.
그는 학교생활 동안 이른바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청소년 단체뿐 아니라 밴드부에서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타를 치거나 책을 읽었다. 요즘에는 재즈에 관심을 두고 있다.
"중학교 땐 전교 20위 안에 드는 상위권이었지만 특출하게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아니었다"는 이 군은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전교 1등을 했는데 다들 의외라고 했다. 단순암기보다는 문제를 깊게 파고드는 고교 공부스타일이 더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후로 전교 1등 자리를 고수했다. 그는 수능 사전채점 당시 만점을 확신했다고 한다. '집안의 경사'. 이 군의 부모는 늘 조용히 뒤에서 아들을 응원했다.
그는 공부 원칙을 세웠다. 공부는 학교에서만 했다. 집에서는 학생회 활동과 대외활동에 몰두했다. 그는 "쉬는 시간,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다. 고교 2학년 때부터 밤 11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했다"고 말했다. 수면시간은 5시간 정도였고 부족한 과목은 인터넷 강의를 활용했다. 따로 과외는 받지 않았다.
이 군은 "이번 수능의 체감 난이도를 보면 평균적으로 '물수능'은 아니었다"며 "영어, 수학은 진짜 쉬웠고 국어와 사회탐구는 어려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공부한 범위 내에서 아는 문제가 나왔다"고 말했다. EBS 위주로 공부한 게 도움이 됐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할 예정이다. 취업보다는 창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군은 "친구들과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며 "직접 만든 청소년 단체 활동 경험을 밑천으로 나중에는 정치인이 되고 싶은 꿈도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선 대학교에 진학한 뒤 자유로운 동아리 활동을 가장 먼저 손꼽았다.
이 군은 수능을 준비하는 후배를 위해 두 가지를 조언했다. 그는 "수능 당일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며 "이 나이가 제일 청춘이라고 말하는 시기인데 소중한 시기를 잘 활용해서 하고 싶은 일을 최대한 많이 해봐야 한다. 대외활동을 단순히 스펙 쌓는 용도로 하지 말고 인생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여유를 가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군의 당찬 모습과 당당한 목소리를 접하는 순간순간 '밝은 미래'와 '희망'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