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티즌 태극마크 사용 제한 주장
- 뉴욕 한인회 "이용하지 말자"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사건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인터넷에는 대한항공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청원이 진행 중인 것은 물론 대한항공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16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는 '대한항공'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땅콩 회항과 관련한 청원 글들이 줄을 잇는다. 국제적 망신을 준 만큼 대한항공 명칭을 다른 이름으로 바꾸자는 청원 글들이 많았다. 비슷한 내용의 글에 적게는 100여 명에서 많게는 1000여 명의 누리꾼이 찬성의 의미로 서명했다. 또 국적기인 대한항공은 태극마크를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기업이라며 태극마크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글도 있었다.

이번 사고로 비행이 금지된 사무장에 대한 보호와 복직도 서둘러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12일 쓰인 이 글에는 현재까지 1만2000여 명이 서명했다. 말도 안 되는 '땅콩 갑질'을 한 대한항공에 항의하는 의미로 전 국민적인 불매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실제 미국 뉴욕의 일부 한인 단체는 대한항공에 대한 불매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 한인 학부모협회와 퀸즈한인회는 지난 12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불매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의 한인 단체들은 이 사건이 뉴욕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무시한 처사라는 생각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땅콩 회항 사건은 국내 일부 여행사의 영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산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패키지로 묶여 있는 상품이 많다. 실제로 일부 고객은 사건 이후에 대한항공 편으로 이동해야 하는 사실을 알고 꺼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대한항공은 조 전 부사장을 퇴진시키고 조양호 회장이 나서서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에 대한 예전 일화까지 더해져 비난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부산 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사건 자체도 문제지만 사태가 벌어진 뒤 대한항공의 대응 태도를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는 시민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며 "해당 사무장과 승무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는 물론 대한항공 기업 문화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