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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필리핀 마닐라 실종 피해자 시신을 발굴하고 있다. |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납치 강도행각을 벌인(본지 지난 7월 9일 자 9면 보도) 최세용(48) 씨의 현지 은신처에서 실종자 2명의 시신이 나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필리핀 경찰청 납치사건전담반(AKG)의 협조를 받아 마닐라 외곽의 한 단독주택에서 김모(실종 당시 50세) 씨와 홍모(29) 씨의 시신을 지난달 발굴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씨와 홍 씨는 각각 2010년 12월과 2011년 9월 필리핀 여행 중에 실종됐다.
경찰은 비슷한 시기에 실종된 장모(31) 씨도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실종자인 윤모(38) 씨의 흔적은 이번 조사에서는 찾지 못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최세용 씨가 범행 당시 일부 공범과 함께 머무르던 곳으로, 마당이 있던 곳에 시신을 묻혀 있었다. 이후 그 땅 위에 새로운 주택이 지어져 범행이 은폐됐다. 경찰은 지금의 주택 소유주와 끈질긴 협의 끝에 원상복구를 조건으로 주택 전체가 아닌 내부 바닥을 대상으로 부분발굴(1.5m×1.5m) 동의를 얻었다.
이에 수사팀은 필리핀 경찰이 현장조사에 입회하는 방식으로 발굴에 참여하기로 했다. 발굴조사팀장을 맡은 부산경찰청 조중혁 국제범죄수사대장을 비롯해 부산경찰청 검시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낙은 법의학박사, 법인류학 교수 등 모두 7명이 합동발굴 조사팀에 합류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부터 5일간 실종자 암매장 추정 장소인 마닐라 한 외곽지역으로 현지 출장에 나섰다.
조사팀은 정확한 지점을 찾기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국과수의 비파괴탐측장비(GPR) 활용, 발굴 시 신원확인을 위해 필요한 휴대용 치과 X선 촬영기, 치과 기록, 가족 DNA 등 기술적 지원을 필리핀 당국에 제공했다. 조사팀은 매장장소에 대한 공범들의 관련 진술을 좀 더 면밀히 살펴 피해자 시신 2구의 위치를 특정해서 제시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국과수는 GPR을 활용해 2개의 용의지점을 지정, 발굴을 시작했다. 바닥을 깨는 부위에 사람이 들어가 흙을 파내고 발굴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밑으로 내려갈수록 작업반경이 좁아지는 데다 발굴 첫째 날에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달 25일과 26일에 드디어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2구를 발굴했다. 모두 백골화된 상태였다. 확보된 치아 자료와 대조해 1구의 시신이 실종자 홍 씨와 일치했다. 17일 오전 홍 씨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계됐다. 나머지 시신 1구는 필리핀 당국과 신원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중혁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정밀 부검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관련 피의자들을 살인강도 혐의로 추가 입건할 계획"이라며 "남은 실종자인 윤 씨의 소재에 대한 추가수사를 벌이고 법무부와 공조해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인 공범의 송환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최세용 씨가 한국인 공범 5명, 필리핀 현지인 2명 등과 함께 필리핀에서 발생한 19건의 여행객 살인과 납치 강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