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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커의 사이버 테러 위협으로 경비가 대폭 강화된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입구에서 25일 보안요원들이 출입 차량에 대해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해커들이 원전 가동 중단을 요구한 D-데이인 25일 전국 4개 원자력본부에 사이버 테러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쉴새 없이 이어지는 원전 고장과 사고발생시 정부 대응에 대한 불신은 고조되고 있다.
25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의 입구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출입구 2개 중 1개는 폐쇄됐으며 10명의 경비대가 출입 차량의 트렁크를 열어보거나, 가방까지 검색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자칭 '원전 반대그룹'이 고리원전 1·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크리스마스부터 3개월간 중단하지 않으면 유출 자료 10여만 장을 추가로 공개하고 2차 파괴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원전 주변 주민은 이날 종일 불안에 떨었다. 2010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았지만, 정부와 한수원의 대처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다. 이번 사이버 테러 역시 중국 선양에서 대량의 IP 흔적이 발견되면서 북한의 소행이 아니냐는 등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해킹의 목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박부원 고리원자력안전협의회 위원장은 "왜 사이버 공격이 고리와 월성에 집중됐는지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주민에게는 대책을 설명해야 안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그동안 수차례 사고가 발생한 것도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지난달 한수원 직원 19명의 업무용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협력업체에 유출됐고, 지난해 5월에는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의 원자로에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제어케이블 등 불량 부품이 사용되면서 뇌물 상납 구조가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시험 성적 조작만 해도 2000여 건에 달했고, 올 들어 원전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 것도 7건이나 됐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번 사고가 터졌을 때 정부는 기밀문서가 아닌 일반 문서가 유포됐다는 등 사건 축소에 급급했다"고 말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고리 원전 주민 간담회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물리적 방호뿐만 아니라 사이버 테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주훈 기장원전운영협의회 위원은 "정부와 한수원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부와 한수원은 27일까지 비상대기체제를 가동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