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깡통야시장이 개장시간을 둘러싼 갈등 끝에 23일 오후 처음으로 휴장해 시장 가운데 자리잡고 있던 매대들이 사라졌다. 안세희 기자

- 2013년 개장한 이후 첫 휴장
- 관광객들 실망 속에 발길 돌려

전국 명물로 떠오른 부산 중구 부평깡통야시장이 개장 시간을 놓고 점포 상인들과 갈등(본지 지난 20일 자 6면 보도) 끝에 마침내 야시장 개장 이후 처음으로 영업을 못 하는 파행이 빚어졌다.

23일 부평깡통야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이날 부평깡통시장 점포 상인들이 야시장 개장 시간을 오후 8시로 늦추라고 요구하자 자체 회의 끝에 이날 야시장 운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야시장 개장시간은 애초 오후 6시30분이었으나 점포 상인들의 요구로 지난 16일부터 7시로 30분 늦춰졌고 다시 개장 시간 조정을 요구하자 야시장 상인들이 스스로 영업을 포기한 것이다. 한 야시장 상인은 "오후 8시30분쯤 되면 야시장 손님들이 거의 빠져나간다"며 "오후 8시 개장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10월 개장 이후 하루 평균 5000여 명의 관광객이 몰린 부평깡통야시장이 휴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야시장 개장 시간을 놓고 점포 상인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정상적인 영업이 당분간 힘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상인회는 야시장 휴장이 결정된 뒤 확성기로 "오늘 공사 중이라 야시장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알렸다.

야시장이 문을 열지 않자 시장 입구에서 개장을 기다리던 수많은 관광객은 실망감을 안고 발길을 돌렸다. 이날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라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 특히 많았다. 서울에서 온 한 40대 여성은 "야시장을 보러 일부러 하루 휴가까지 내고 부산에 왔는데 휴장한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다"며 "문을 열지 않을 거면 미리 공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갈등은 야시장 개장 당시 우호적이었던 점포 상인들이 실제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관광객들로 혼잡하고 임대료만 오르자 불만을 토로하면서 촉발됐다. 한 점포 상인은 "야시장 개장 전에는 최소 밤 10시까지 영업했는데 최근에는 시장이 너무 혼잡한데도 장사가 안돼 일찍 문을 닫는다"며 "방문객이 늘어나 임대료는 오르는 데 매출은 큰 변화가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점포 상인들은 시장 상인회 등을 통해 야시장 개장 시간을 오후 8시로 늦춰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야시장 상인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일단 오후 7시로 개장 시간을 늦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