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지역 주민은 27일 월성1호기 재가동 결정이 기장군 고리1호기 폐로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며 내내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며 고리1호기 폐로 활동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만료 시한인 오는 6월 18일까지 고리1호기 계속운전 신청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월성1호기 사례에서 보듯, 한수원이 재가동을 신청한다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원안위는 정치적으로 독립된 기관이다. 고리1호기도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재가동을 승인할 게 뻔하다"며 "따라서 이런 단계로 진행되기 이전에 고리1호기 수명 재연장을 차단하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따라 당장 다음 달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원안위를 찾아 시민의 뜻을 분명히 전달할 계획이다.

지역 사회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조창국 장안읍발전위원장은 "고리1호기 폐로에 관해서도 정부가 결정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확인된 셈"이라며 "특히 월성1호기가 재가동되는 걸 보면서 정부에 대한 기장군민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반발했다.

기장군의회도 불만을 드러냈다. 김대군(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위원) 부의장은 "고리1호기 재가동 가능성도 덩달아 커졌다"며 "이렇게 되면 결국 사용후핵연료 처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위원회는 고리1호기 폐로를 위해 지역 여론 수렴에 나섰다.

시민·사회단체 역시 국민 여론을 무시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노태민 공동집행위원장은 "월성1호기 수명 연장을 승인한 원안위 표결은 과정도 비민주적인 데다, 원전의 기술적인 측면만 고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월성1호기 인근 주민이 매우 큰 실망감에 빠져 있다고 전해 들었다"며 고리1호기로 번질 파장을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