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사법형 그룹홈, 적자 운영 일상화…사비 털어넣고 카드 돌려막기로 근근이 연명

쪼들리는 살림살이 실태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15-03-04 22:35:13
  •  |   본지 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남 의령 자운영 청소년회복센터 아이들이 지난 1일 점심식사에 앞서 운영자인 자운 스님(가운데 위)과 함께 기도를 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 1인당 월 평균 40만 원 보조금
- 교육보다 대부분 애들 식비로
- 후원금은 아예 없거나 쥐꼬리
- 가족·지인들에게 손 벌리기도

- 부산 2곳 관리 등 어려워 문 닫아
- 정부차원 지원대책 마련 절실

1인당 월 평균 40만 원. 부산·경남 사법형 그룹홈(청소년회복센터)들이 대법원 규칙에 따라 위탁소년 1인당 지원받는 보조금이다. 이 중 대부분은 원래 목적인 '교육비'보다 '식비'로 사용된다. 부산 고등학교 단체급식 단가인 3137원(2014년 4월 기준)을 적용해도 1인당 한 달 식비가 30만 원에 육박한다.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부장판사는 "경남의 (사법형 그룹홈) 아이 50명을 모아 회식을 했는데 삼겹살 200인분을 넘게 먹더라. 정신적 허기를 먹는 것으로 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아동청소년과 최문석 주무관은 "다른 아동·청소년 보호시설과 달리 관리비나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탓에 운영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사법형 그룹홈의 가계부를 들춰봤다. 부산 부산진구 이경우 어울림 센터장은 지난해 간신히 수지타산을 맞췄다. 수입 9593만6500원에 지출은 9548만6900원이었다. 수입의 50%는 법원 보조금(4868만6000원). 나머지 절반은 기부금과 국선 보조인 수당으로 메웠다. 연간 지출 가운데 식비 3000만 원이 포함된 청소년 지원비(4873만8400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어울림에는 학업 중단 위탁 청소년을 위해 지도·상담 교사 4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임금은 차비 수준인 월 100만 원 정도가 전부다. 이 센터장 부부는 무보수로 일한다. 이 센터장은 "산수를 못하는 아이도 많다. 학교 복귀를 위해 최소한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인문학 서적을 읽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냉·난방비가 평소보다 배 이상 드는 여름과 겨울이 특히 곤혹스럽다. 법원 보조금과 후원금도 들쭉날쭉해 효율적인 예산 관리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남 의령의 조경숙 자운영 센터장은 지난달 11일 신용카드 사용 한도초과를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운영비 부족 탓에 두 달째 카드빚을 못 갚아 돌려막기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나마 사법형 그룹홈 운영자 네트워크인 (사)보물상자가 간간히 들어오는 후원금과 천종호 부장판사의 책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인세를 나눠줘 숨통이 트인다. 지난 설에는 한 독지가가 100만 원을 후원해 명절을 지냈다.

자운영 역시 총수입(5715만6305원) 중 후원금과 국선 보조인 수당이 38%를 차지한다.

조 센터장은 "보호 청소년 10명이 주 1회 부산과 창원의 보호관찰소에 출석한다. 그때마다 기름값이 10만 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차량 유지비 등 '기타 비용'이 전체 지출의 22%에 달하는 이유다. 그는 "설립자인 자운 스님은 국립마산병원에서 결핵환자를 위한 절도 운영하고 있어 아이들을 돌볼 인력이 부족하다. 혼자서 아이들 식사와 빨래를 하다보면 교육 프로그램 진행은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는 사찰이라 쌀 걱정은 덜 한다. 운영자가 퇴직금 쏟아붓고 적금 깨 가면서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사찰 운영 탓에 국선보조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남 거창의 연지센터는 운영이 더 어렵다. 센터장인 지정 스님은 총 수입 3800만 원의 63%인 2400만 원을 절의 수입에서 끌어다 썼다. 법원 보조금은 1400만 원밖에 지원되지 않았다. 18세 미혼모 출산으로 예상치 못한 의료비를 지출하기도 했다. 지정 스님은 "미혼모의 부모는 아이가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도 모른 척 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일부 센터장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CMS 후원계좌(자동이체)를 개설했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유수천 샬롬 센터장은 "CMS로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사람은 10명뿐"이라며 "그나마도 내 사정을 아는 사위와 조카 등 가족과 지인들"이라고 낙담했다.

경남 김해의 엘림 센터는 지난해 외부 후원금이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 김영덕(48) 센터장은 "청소년에 대한 상담과 강의로 번 별도 수익금을 운영자금으로 쏟아붓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의 소망센터 박현숙(여·52) 센터장은 "40평대 아파트를 30평대로 줄여 부족한 비용을 해결하기도 했다. 센터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에선 지난해 두 곳의 사법형 그룹홈이 관리 운영 등의 어려움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4. 4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5. 5“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6. 6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7. 7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8. 8“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9. 9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10. 10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1. 1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2. 2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3. 3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4. 4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5. 5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6. 6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10. 10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4. 4[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8. 8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9. 9한양증권도 털렸다…고객·임직원 정보 일부 유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3일
  1. 1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6. 6141개 시민단체도 노동계도 ‘국제신문 회생’ 인가 촉구
  7. 7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8. 8역삼동 연쇄방화 77세 이명수(종합)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4일
  10. 10면세유 23억 원어치 빼돌린 유통업자 집유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4. 4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5. 5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6. 6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7. 7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지역 기업과 1대 1 매칭…50+부산포털도 가동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