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사법형 그룹홈> "부모대신 '밥상머리 교육' 혼자선 힘부쳐…공적 지원 늘렸으면"

경남지역 운영자 6명 간담회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15-03-04 22:31:01
  •  |   본지 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남의 사법형 그룹홈 운영자들이 지난달 26일 창원지방법원 근처 음식점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 앞부터 시계방향으로 조경숙 유수천 지정 스님 박현숙 김영덕 손영길 센터장.
- 사회문제 방관 아쉬워
- 하루 빨리 제도권 편입돼야
- 청소년 재비행 막을 수 있어

- 문제아 모이는 곳 오해에 불편
- 꾸지람 하면서 박수 쳐주는
- 끊임없는 사랑의 '밀당' 필요

국제신문 취재팀은 지난달 26일 경남의 사법형 그룹홈 운영자 6명을 창원지방법원 근처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그들은 "가정 해체는 청소년 비행의 중요한 원인이다. 재비행을 막으려면 공적인 영역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는 ▷새빛 손영길(69) ▷샬롬 유수천(62) ▷소망 박현숙(여·52) ▷엘림 김영덕(48) ▷연지 지정 스님(61) ▷자운영 조경숙(여·54) 센터장이다.

-어떻게 소년범들과 인연을 맺었나.

▶지정 스님=유기견을 20여 마리 키우고 있었다.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판사님이 "사람을 키워보라"고 하시더라. 아이들 10명 정도 맡는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컸다. 천 판사님이 세 번 전화를 해서 '정말로 맡아줄 수 없겠느냐'고 사정사정을 했다. 원래 경남 함양에 사찰이 있었다. 큰 도로에서 산길만 700m 올라가야 했다. 눈이 오면 50여 일간 길이 통제되는 지역이다. 3억 원을 털어 거창보호관찰소 근처에 건물을 지었다.

▶조경숙=진짜 멋도 모르고 했다(웃음). 노력한 만큼 아이들이 변할 거라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다.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사법형 그룹홈에서 매년 200명 넘는 아이들을 돌본다. 아쉬운 대목은 사회적 관심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개인의 희생에 맡겨두고 있다. 하루빨리 사법형 그룹홈이 제도권으로 편입돼야 한다.

   
-운영은 어떻게 하나.

▶유수천=법원의 교육비 지급시기가 일정치 않다. 1년에 두 번 정도 뭉텅뭉텅 나온다. 매월 안 나오니까 카드를 긁는다. 운영비는 고정적으로 들어가니까. '신용불량자 되겠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할 수 없이 우리 가족 생활비인 군인 연금에 손을 댄다.

▶조경숙=소년범 1인당 평균 법원 보조금은 월 40만 원이다. 그 돈이 대부분 식비·간식비로 들어간다. 배 곯은 경험이 많은 아이들은 악착같이 먹는다. 8명이 한 끼에 라면 23개를 먹더라. 사법형 그룹홈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화재보험이나 상해보험을 넣으려해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예산부족 때문에…. 검정고시 준비하는 아이들 공부도 시켜야 한다. 소년범 가족들은 경제적 도움을 거의 안 준다.

▶손영길=2013년 4월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정부에서 주는 국가 유공자 지원금까지 운영비로 쓰고 있다. 24시간 쉬는 날이 없다. 자면서도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밥상머리 교육으로 아이들이 변해가는 걸 볼 때 행복하다.

▶지정 스님=카드 빚 갚고 나면 통장에 3000원 남을 때도 있다. 원래 신도가 400여 명이었는데 지금은 절반으로 줄었다. 아이들이 신도들 가방을 뒤지고 하니까. 고가의 점퍼를 가져가서 난처했던 적도 있다.

-후원은 정기적으로 이뤄지나.

▶조경숙=창원시청의 한 공무원 모임에서 한 달에 10만 원 정도 들어온다. 변호사협회에서도 연간 100만 원씩 도움을 준다.

▶지정 스님=보조금 외에는 사찰 수입이 전부다. 따로 후원금은 없다.

▶손영길=교회에서 월 20만 원 정도 도와준다.

▶김영덕=정기 후원자들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왜 비행 청소년을 도와야 하나"라고 묻는 이들도 많다.

▶박현숙=교회에서 월 10만 원 정도 받는다. 일부에선 우리가 돈을 많이 버는 줄 오해하고 있더라.

▶유수천=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누군가 전화를 해서는 '돈이 되느냐'고 묻더라. "너무 힘드니까 쉽게 뛰어들지 말라"고 만류했다.

-비용 문제 말고 힘들었던 점은.

▶김영덕=한 아이가 입소 일주일 만에 도망갔다. 부산에서 보도방 뛴다고 하더라. 원조교제하러 가던 애들을 경찰하고 덮쳤다. 집에 오니까 눈물이 쏟아지더라.

▶박현숙=몸이 약해 링거를 달고 사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한테 "아빠한테 링거 비용이라도 달라고 해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그 아이의 부모가 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최근에 한 아이가 공장에 가서 월급을 받아왔다. 갑자기 그 아이 부모가 아빠 노릇을 하려고 하더라. 내가 "고교 진학 비용으로 저축하자"고 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학교 안 가도 된다. 새 엄마한테 100만 원을 보내라. 센터에서 나와라'고 했다고 한다. 오늘 그 아이가 내게 묻더라.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유수천=청소년회복센터라는 간판을 내걸기 어렵다. 문제아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오해를 해서.

-사법형 그룹홈의 장점은.

▶조경숙=보통의 집에선 아버지가 야단치면, 엄마가 풀어준다. 사법형 그룹홈이 그렇다. 꾸지람도 하고 박수도 쳐준다. 따뜻한 부모의 역할, 엄하면서도 인자한 선생님의 역할이다. 이게 없으면 소년원과 다를 바 없다. 끊임없이 아이들과 사랑의 '밀당(밀고 당기기)'을 해야 한다.

▶김영덕=대다수 소년범은 '커 가는 과정'을 제대로 맛보지 못했다. 그들은 우리를 통해서 부모상을 체험한다. 그리고 가정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을 먹는다. 우리의 역할은 한마디로 '밥상머리 교육'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4. 4“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5. 5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6. 6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7. 7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8. 8“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9. 9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10. 10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1. 1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2. 2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3. 3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4. 4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5. 5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6. 6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10. 10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4. 4[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8. 8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9. 9한양증권도 털렸다…고객·임직원 정보 일부 유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3일
  1. 1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6. 6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7. 7141개 시민단체도 노동계도 ‘국제신문 회생’ 인가 촉구
  8. 8역삼동 연쇄방화 77세 이명수(종합)
  9. 9면세유 23억 원어치 빼돌린 유통업자 집유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4일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4. 4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5. 5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6. 6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7. 7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지역 기업과 1대 1 매칭…50+부산포털도 가동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