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구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불법주차 차량이 인도를 점령해 있다.

- 보행로 폭 배로 늘어나면서
- 주말이면 차·사람 엉켜 엉망
- 6월부터 단속, 범칙금 부과

지난 4월 3일 개통한 부산 부산진구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내 인도가 불법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중교통 전용시간에 승용차 운행도 자주 목격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부산진구는 6월부터 운행시간 위반 차량을 경찰에 통보한다고 30일 밝혔다.

5월 말까지 시범운영 중인 대중교통전용지구는 기존 4차로 도로를 2차로로 좁히면서 인도 폭이 2.5~3m에서 6m로 배가량 확대됐다. 인도를 넓힌다는 구상은 좋았지만, 넓어진 인도는 서면 번화가를 찾은 사람들의 불법주차 장소로 악용된다.

30일 0시10분 부산진구 동천로 NC백화점 맞은편 인도에서는 불법주차 차량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차량은 인도 위뿐만이 아니라, 인근 상점들을 위해 마련된 로딩존(물건 상·하차를 위해 마련된 장소)에도 주차돼 있었다. 서면 번화가에서 벗어난 센트럴스타 아파트 인근 인도에서는 불법주차된 차량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지만, 서면과 가까운 지역으로 갈수록 불법주차의 정도는 심했다.

주민 이모 씨는 "서면에 사람이 몰리는 주말이면 불법주차 차량이 대중교통지구 인도를 점령한다"며 "밤만 되면 인도에서 사람과 차가 뒤엉켜 엉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면을 찾는 사람들이 주차할 곳이 애매하니까 인도에 차를 많이 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진구는 지난 4월 1~27일 대중교통전용지구 인근에서 CC(폐쇄회로)TV로 840건의 불법주차를 단속했고, 단속 공무원을 투입해 72건을 단속했다. 대중교통전용지구에는 총 4개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이 중 NC백화점 앞에 설치된 CCTV는 세 방향을 비추고,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만들어지면서 설치된 3곳의 CCTV는 네 방향을 비춘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840건은 CCTV 시스템상, 대중교통전용지구 내부의 불법주차에 인근 전포동 지역 불법주차단속건수가 합쳐진 것"이라며 "그래도 부산진구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불법주차가 많이 단속되는 구역"이라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전용 운행 시간에 승용차량이 많이 통행하는 것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오전 7~9시, 오후 5시~7시30분에는 일반 차량 출입이 통제되고, 노선 버스만 운행할 수 있다.

부산진구 김옥중 교통행정과장은 "지금은 계도기간이기 때문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오는 6월부터는 지정시간에 통행하는 일반차량을 해당 경찰서에 통보해 범칙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