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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사람 머리가 스크린 가리는 부산 마지막 '평지 극장' 사라져

부산 최초의 영화 상영관, 최대 스크린 등 기록 남겨온 남포동 부산극장 1~3관 폐업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15-05-15 23: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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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식' 고쳐 1년 후 재개관

고개를 좌석에 바짝 붙이며 스크린을 올려다보던 평지형 좌석의 '옛날 극장'을 더는 부산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평지형 좌석이 남아 있던 중구 남포동 메가박스 부산극장 본관 건물이 지난 10일 상영을 끝으로 문을 닫고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부산극장 측은 15일 "시설 노후화와 관객 수 감소 등으로 리모델링을 결정했고 내년 5월께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고 밝혔다. 새 극장은 구식 '평지형'이 아닌 현대식인 '계단형' 좌석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부산극장 본관 상영관인 1~3관은 문을 닫았고, 신관인 4~8관만 영업 중이다. 건물 1층에 있던 맥도날드는 폐점했고 옆 건물에 새로운 지점이 문을 열었다.

1934년 부산 최초의 영화 극장으로 출발한 부산극장은 80년 넘게 지역 대중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최대 스크린, 최다 좌석 수, 높은 영화 상영 수용률 등 다양한 기록을 남겨 왔으며 초기 부산국제영화제가 남포동에서 기반을 다질 때 주요 무대이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1관 좌석 수는 1011석으로 국내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다. 보통 극장 상영관은 200~300석 규모이며 큰 관은 500석 정도다.

부산극장의 '변신'은 지역 영화 중심지의 이동, 대기업 영화관의 독식과 관련이 있다. 해운대와 서면 등에도 극장이 늘어나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극장이 세를 불리면서 개인이 운영하는 극장이 많은 남포동 일대 극장가는 활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영화의 제작 배급 상영을 모두 대기업이 맡기 때문에 개인 극장은 영화를 배급받기 힘들고, 소비자도 시설이 좋고 포인트 적립 등이 가능한 대기업 극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개인 극장이 대기업 극장과 손을 잡고 이름을 바꾸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극장 관계자도 "1000석 이상의 대형 상영관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며 "확정된 건 아니지만 상영관 크기와 개수를 줄이고, 상가 임대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낡은 시설에 불만을 표한 관객이 있었지만 옛 영화관의 정취를 느끼려고 일부러 부산극장을 찾는 이도 있을 만큼 영화팬들 사이에서 이번 리모델링은 큰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영화마니아라 소개한 김윤진(여·27) 씨는 "평일 낮 오래된 분위기를 풍기는 부산극장의 대형 상영관에서 홀로 영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사라진다니 아쉽다"며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옛 부산극장의 분위기가 남아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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