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거나 이 환자들이 경유한 24곳의 병원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또 정부는 의심환자의 확진 판정 권한을 부여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와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4곳의 병원명단과 함께 메르스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확진 환자가 발생한 곳은 평택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365서울열린의원 아산서울의원 대전대청병원 건양대병원 등 6곳이다. 확진 환자가 경유한 병원은 서울아산병원 평택굿모닝병원 등 18곳이다.

최 총리대행은 "메르스의 실제 감염경로는 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병원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불가피하게 됐다"며 "보다 차원 높고 총력적인 대응체제를 갖춰 메르스 사태를 조기 종식하기 위한 정부의 방향 선회"라고 말했다. 최 대행은 또 "정부는 메르스 차단의 최대 고비인 6월 중순까지 지자체·민간·군·학교 등 모두가 참여하는 총력 대응체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14명 추가돼 전체 환자 수가 64명으로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확진 환자 가운데에는 사망자도 한 명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메르스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는 5명으로 늘었다. 치사율은 7.8%(64명 중 5명)이다. 또 7명의 환자가 불안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메르스 위기단계를 '주의'로 유지했다. 최 총리대행은 "지금까지 발생한 환자는 100% 병원 내 감염이며 지역사회 확산은 아니라는 것이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감염병 위기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이다.

이날 추가된 환자 중 10명은 지난달 27~29일 14번째 환자와 같은 시기에 삼성서울병원에 있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 24곳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일부 지명과 병원 이름에 오류를 빚어 혼란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