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앞에서 급제동했지만 내 차는 크기가 작으니 보복운전이 아니다."

법정에서 이러한 주장을 펼친 승용차 운전자가 결국 처벌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보복운전(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집단·흉기 등 협박)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36) 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6월 밤 준중형 외제 차를 몰고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부산 방향으로 가던 중 고속버스가 앞으로 끼어들려 하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A 씨는 버스가 자신의 차 뒤로 진입하자 겁을 줄 목적으로 급제동해 버스 운전기사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게 했다. 버스는 A 씨 차를 피하려고 차선 변경을 했지만 A 씨는 그 앞으로 차선 변경을 한 뒤 두 차례나 급제동을 더 했다.

A 씨 차와 버스가 모두 시속 90㎞ 이상으로 달리고 있었기에 크게 위험한 상황이었다. 승객 중 한 명은 놓친 휴대전화를 주우려다 앞으로 넘어지기도 했다.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무죄를 주장했다. 버스에 겁을 줄 목적이 없었으며 고의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 A 씨는 "내 차가 버스보다 크기가 훨씬 작다"며 보복운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무고한 다수 승객의 생명과 안전이 큰 위험에 처하게 됐다"며 "이러한 운전 행위는 '협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