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교통안전도가 가장 떨어지는 지역은 중구와 동구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중·동구 지역의 교통인프라가 동부산 지역에 비해 낙후됐기 때문으로, 지역 교통사고도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도로교통공단의 '2014년 부산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동부산 지역에 비해 서부산과 원도심 지역의 교통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동차 등록 대수 대비 사고가 가장 잦았던 곳은 동구로 모두 163.54건을 기록했다. 중구(160.43건)와 서구(131.99건)가 뒤를 이었다. 사망사고의 비율은 강서구(4.53명)가 가장 높았고, 중구(2.95명) 영도구(1.75명)가 뒤를 이었다. 부상사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동구(225.65명)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중구(221.91명) 강서구(190.94명)가 뒤이어 불명예를 안았다.

교통사고 비율이 낮은 곳은 동부산 지역이 많았다. 낮은 순으로는 북구(64.30건·1위)와 영도구(83.60건·5위)가 포함되긴 했지만 이 지역을 제외한 연제구(72.88건·2위) 기장군(77.90건·3위) 남구(83.46건·4위) 해운대구(84.41건·6위) 등 동부산 지역이 차지했다. 이들 지역은 사망사고와 부상사고 비율도 낮았다.

단순히 인구가 많거나 자동차가 많다고 해서 교통안전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부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해운대구(42만여 명·지난달 기준)는 자동차 1만 대당 사고 비율(84.41건)과 사망사고 비율(1.09명)에서 16개 구·군 중 11번째에 그쳤다. 부산진구(38만여 명)는 105.58건의 사고가 발생해 6번째였다. 또 인구 20만 명가량의 연제구(72.88건)는 인구 38만 명가량의 부산진구(105.58건)보다 자동차 1만 대당 사고 발생 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인구가 15만 명이 채 안되는 기장군(77.90건)은 교통사고 발생 비율에서 14위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안전했다.

원도심의 교통안전도가 떨어지는 것은 이 지역을 개발할 당시에 부산의 교통수단이 '자동차'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에 도시계획 도로 자체가 자동차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모호하고, 이는 곧 교통안전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정헌영 부산교통포럼 이사장은 "중·동구는 일제강점기부터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에 자동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며 "지금은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기본적인 공간은 있지만 길이 험하고, 언덕길 등이 계속되는 특성상 교통안전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운대 등 동부산 쪽에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도로 정비 등이 깔끔해 교통안전도가 비교적 좋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