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적 제재 수위도 제대로 안지켜
2013년 12월 19일 부산 영도구 남북항대교 연결도로 공사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던 인부 4명이 동바리(거푸집 기둥)와 함께 18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대법원은 지난 6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동 원청사 SK건설과 대보건설에 대해 벌금형을 확정했다.
부산시는 두 원청사에 대한 행정 제재 수위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계약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안전·보건조치를 소홀히 해 근로자에게 위해를 끼친 부정당 업자는 1개월~2년 이하의 범위에서 해당 자치단체가 발주한 관급공사 입찰에 제한을 받는다. 동시 사망자가 2명에서 6명 미만이면 5개월에서 7개월 미만의 입찰 참가 제한이 이뤄진다.
그러나 계약심의위는 이날 SK건설과 대보건설의 입찰 제한 기간을 각각 2개월과 1개월로 축소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는 부산시 건설본부가 상정한 징계안 5개월(SK건설)과 3개월(대보건설)에 비해서도 대폭 완화된 것이다.
계약심의위원인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당시 8명의 참석 위원 중 3명이 건설·건축 유관단체 인사였다"면서 "일부 위원은 '업자의 위반 정도가 경미하거나 정상을 참작할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제재 기간을 경감할 수 있다'는 조항을 내세워 입찰 제한을 1개월로 줄이자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건설단체 소속의 한 위원은 "대형건설사의 입찰 제한기간이 길어지면 하청을 받는 지역건설사도 힘들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낮추자는 의견을 냈다"고 해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체 계약심의위원 13명 중 3명이 교수인데 여름방학 탓인지 모두 불참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건설사 징계 안건이 계약심의위에 상정될 때는 이해당사자인 건설·건축 유관단체의 참석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