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커 유상봉에 돈 받은 혐의
- 강희락 전 경찰청장 구속 이어
- 천인복 전 도시공사 본부장
- 안준태 전 부시장 재판 진행 중
- 이번엔 환경공단 이사장마저…
부산시가 또다시 '함바(건설현장 식당)의 덫'에 걸려들었다. 부산시 최고위 행정직인 안준태(63) 전 행정부시장이 지난해 함바 비리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부산시 도시개발본부장(2급)을 지낸 토목직의 '대부'인 허대영(59) 부산환경공단 이사장마저 함바 브로커 유상봉(69·구속기소) 씨에게 거액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부산시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유 씨와 부산시 고위 공무원의 악연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함바 로비의 대명사인 유 씨의 존재는 강희락(63) 전 경찰청장이 구속되면서 드러났다. 당시 강 전 청장은 유 씨에게 2009년 4월부터 12월까지 건설공사 현장의 민원 해결과 경찰관 인사 청탁 등의 명목으로 11차례에 걸쳐 1억2000만 원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6월의 형이 확정됐다. 이때 유 씨가 부산시와 부산경찰청 고위 간부들도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부산시 고위공무원들은 검찰 수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유 씨와 접촉했던 사실이 드러나 처신이 도마에 올랐다.
잠잠했던 '함바의 망령'은 지난해 8월 안 전 부시장이 행정부시장 재직 때 유 씨에게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되살아났다. 당시 새누리당 사하을 당협위원장을 맡으면서 국회의원으로 변신을 꿈꾸던 안 전 부시장은 구속기소되면서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끊긴 상태다. 그는 이후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을 받고 있다. 또 부산시 고위직 출신인 천인복(63) 전 부산도시공사 본부장도 유 씨에게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안 전 부시장과 같이 재판을 받고 있다.
그 뒤 1년 만인 지난 12일 허 이사장이 유 씨에게 뒷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함바 브로커 유 씨와 부산시의 끈질긴 악연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애초 안 전 부시장과 천 전 본부장은 유 씨와 함께 14일 부산지법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다음 달로 재판기일이 변경됐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검찰은 허 이사장의 뇌물수수 의혹을 포착하고 유 씨를 서울구치소로 이송해 조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당사자가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허 이사장의 검찰 소환이 본지 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시와 산하 기관 내부에서는 "또다시 시가 '유상봉과 함바의 저주'에 걸려들었다"고 탄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