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봉 진술 신빙성 뒷받침
- 객관적 증거 확보에 주력
검찰이 '함바(건설현장 식당)' 브로커 유상봉(69·구속기소) 씨에게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허대영(59) 부산환경공단 이사장에 대해 영장 재청구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법원이 허 이사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금품 공여자(유 씨)의 진술 신빙성"을 언급(본지 19일 자 6면 보도)해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해도 발부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19일 허 이사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보강 조사를 거쳐 조만간 구속영장 재청구 등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금품 공여자(유 씨)의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이고 상당한 양의 증거를 확보했다"라며 구속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실을 보강해 영장이 발부될 수 있도록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향후 제시하는 증거에 따라 구속 여부가 결정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터라 허 이사장의 신병 처리 여부와는 관계없이 기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허 이사장은 부산시 도시개발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2∼5월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알아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유 씨에게서 수차례에 걸쳐 9000만 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씨는 뇌물을 전달한 뒤 수수자들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내 뇌물을 회수하려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이런 상황에서 유 씨 진술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허 이사장의 구속영장 기각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18일 "금품을 건넸다는 유 씨 진술의 신빙성을 놓고 허 이사장이 주장한 내용, 허 이사장의 직업과 주거가 일정한 점 등에 비춰 보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기각 사유를 보면 법원이 허 이사장의 혐의를 뒷받침할 검찰의 최대 증거인 유 씨 진술의 신빙성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반박하는 허 이사장의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고 해석된다. 이에 따라 검찰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부산시와 환경공단은 허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안도하면서도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어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