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대대책위 "끝까지 투쟁" 항소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과정에서 공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주민과 연대활동가 등 18명에게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선고됐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입건조차 되지 않을 상황이 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소했다는 점에서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부(이준민 판사)는 15일 상해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모(75) 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는 등 9명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또 백모(61) 씨 등 6명에게는 각각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고, 장모 씨 등 3명은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송전선로 설치로 말미암은 유·무형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불리한 입장이지만 합법적인 공사를 저지하고 이 때문에 많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 것은 정당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주민과 반대대책위는 "법원은 고사하고 경찰서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온 순박한 밀양 주민들이 지난 10년간 국가와 공권력에 맞서 싸웠는데도 재판정에 서고 형을 선고받았다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이번 사법 처리에 관해서는 고령의 노인들이 주축이 된 생존권 투쟁에서 고령자의 인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연행, 조사, 기소로 점철되었다는 점에서 비난받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며 "송전탑 투쟁 과정에서 주민들이 겪었던 인격적 모멸과 생존권 침탈의 실상을 국가가 밝히고 사죄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밀양 송전탑 반대 과정에서 기소된 주민과 연대활동가는 모두 69명이며 이 가운데 14명이 적게는 징역 6개월, 많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1년에서 4년을 선고받았다.

또 39명이 벌금형, 7명이 선고유예, 1명이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8명은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