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인력풀 제한적" 지적 많아
부산환경공단 새 이사장에 현직 부산시 고위 공무원이 8일 임명됐다. 지난 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부산 공기업이 관피아(관료+마피아) 재취업 창구로 전락했다"는 질책이 쏟아진 지 사흘 만이다.
시는 이날 이종원 부산시의회 사무처장(2급)을 지난 8월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 의혹'을 받고 사퇴한 허대영 전 환경공단 이사장의 후임으로 임명했다. 허 전 이사장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공기업 CEO에 발탁한 시 공무원 출신으로, 그가 빠진 자리를 다시 공무원이 채웠다.
서 시장은 취임 당시 '관피아 척결'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지난달 현재 부산 공기업 상임 임원 18명 중 11명(61.1%)이 공무원 출신이다. 비상임 임원을 포함하면 60명 중 35명(58.3%)이 세칭 관피아다. 이번 이 이사장 임명으로 공무원 출신 임원은 또 한 명 늘었다. 민선 6기 출범 이전 공기업 상임 임원 19명 중 12명이 퇴직 공무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
미리 대상자를 내정한 후 진행하는 형식적 공기업 임원 공모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공단 이사장 공모 역시 이 이사장 외에 민간기업 출신 전문가 1명이 응모했지만, 이 전문가는 아예 논의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는 건 시의 공공기관장 인력 풀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열 달째 공석 상태인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오는 12일 공모가 마감이지만, 아직 적임자를 못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 출신을 빼니 딱히 검증된 인물을 찾기 어려운 셈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환경공단은 최근 각종 불미스러운 일로 매우 어수선하다. 지금은 외부 전문가보다 조직을 잘 관리할 수 있는 공무원 출신이 이사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현직 공무원을 임명하는 데 부담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현시점에선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환경공단 이사장으로 현직 공무원이 가면서 정기인사를 불과 두 달 남짓 앞두고 시 고위직 인사가 또 단행됐다. 시는 시의회 사무처장에 김병곤 기획행정관을 승진 발령했다. 기획행정관엔 안종일 부산진구 부구청장, 부산진구 부구청장엔 김광회 문화관광국장, 문화관광국장엔 이병석 문화회관혁신추진단장을 각각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