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57)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56) 씨가 가정부를 협박하고 빌린 돈을 갚지 않은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강영수 부장판사)는 15일 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공동공갈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400만 원을 선고받은 임 씨 사건에서 임 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임 씨가 법조계 공무원과의 친분을 이용해 구속영장을 기각하거나 사건을 무마해주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며 "이는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법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법 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범죄"라고 밝혔다. 다만 "적극적으로 인맥을 과시하며 청탁을 유도한 것은 아니고 공동공갈 범행에도 소극적으로 가담했다"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가정사와 자녀를 지키고자 하는 어머니의 맘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1심 형을 유지했다.
임 씨는 채 전 총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사건이 잘 처리되게 도와주겠다며 지인에게서 14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5월 불구속기소됐다.
그는 자신의 집에서 일했던 가정부 이모(63) 씨에게 채 전 총장과의 관계를 발설하지 말라고 협박하고 그에게서 빌린 돈 2900만 원을 갚지 않은 혐의도 있다. 검정 재킷에 회색 바지를 입고 나온 임 씨는 선고 내내 힘 없는 모습으로 바닥을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