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갑질'로 무릎을 꿇어야 했던 백화점 매장 직원을 비롯한 감정노동자도 앞으로는 산업재해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11만여 명에 달하는 대출모집인, 카드모집인, 대리운전기사 등도 산재보험을 적용받는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시행규칙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2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산재보험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적응장애'와 '우울병'이 추가된다. 그동안 고객 응대 업무를 맡는 근로자의 정신질병 피해 사례가 급증했지만,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만 있어 산재 인정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텔레마케터, 판매원, 승무원 등 감정노동자가 고객으로부터 장시간 폭언을 듣거나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하는 등의 고객 갑질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병이 생기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달 16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스와로브스키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점원들을 무릎 꿇린 일로 해당 점원들이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들도 산재 인정을 받을 길이 열린 셈이다.
적응장애는 사회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한 개인에게 일어나는 무질서한 행동형태를 말한다. 고용부는 "적응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포함하면 업무상 인과관계가 있는 대부분의 정신질병이 산재보험으로 보호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자와 비슷한 업무를 하지만 근로자 지위가 아닌 특수형태 업무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도 확대된다. 이에 따라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특수형태 업무종사자는 기존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레미콘 기사, 택배 기사, 전속 퀵서비스 기사에서 대출모집인, 카드모집인, 전속 대리운전기사가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