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지만 수험표는 잘 간직해야죠."

12일은 12년 동안 공부한 결과를 얻기 위해 수험생 모두가 신중을 기해 시험을 잘 보려고 최선을 다하는 날이다. 이와 달리 이날 신나게 노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수능시험에 상관 없이 대학을 가거나 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들이다. 이들에게 이날 제일 중요한 임무는 수험표를 잘 간직하는 것이다.

　수시에 합격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필요없는 학생은 굳이 이날 수능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 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에게는 말이 필요 없다. 이들은 12일 수능을 치르는 날보다 전날 11일 수험표를 받는 날이 더 긴장된다. 수험표가 제대로 나왔는지 말이다.

　수능시험 신청은 이미 지난 9월에 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학생은 수험표를 받는다. 다만 시험을 볼 필요가 없는 학생은 환불 신청을 한다. 이렇게 되면 3만여 원인 응시료를 60% 돌려받을 수 있다.

　이날 부산지역 수능시험 결시율은 최근 5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 2016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에서 부산지역 수험생의 결시율은 5.22%로 집계됐다. 지역 수능 결시율은 2012학년도 5.14%, 이듬해 5.19%, 2014학년도 4.66%, 지난해 5.03%를 나타냈다. 올해 결시율은 2012년 이후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어른들은 사실 이를 좀 이해하기 힘들다. 수험표에 얼마나 큰 혜택이 있는지. 기업이 앞다퉈 수능 마케팅에 열을 올리다 보니 엄청난 혜택이 있다. 돈이나 다름 없다.

　영화를 절반 값에 볼 수 있는 건 기본이다. 심지어 국내선 항공권까지 절반 혜택이 있으니 수만 원을 거저 얻는 셈이다. 관광 열차 역시 할인율이 30~40%에 달한다. 놀이공원은 또 어떤가. 3만~4만원 대인 자유이용권을 1만~2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백화점과 인터넷쇼핑몰에서도 할인율이 상당히 높다.

　이 모든 혜택을 돈으로 따져보면 수십만 원에 달한다. 그러니 이를 마다할 친구들이 있겠는가. 수험표 들고 열심히 다니면 그만큼 할인금액도 늘어난다. 하지만 쓰는 돈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잊지말길.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