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천의 핵심 지류인 부전천. 복개가 걷혀 몰라보게 변한 서면 문화버금로(부전천 광무교~롯데백화점 입구 850m)에 유람선 한 척이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수변 테라스에선 관광객들이 식사하며 담소를 즐기거나 사진을 찍어댄다. 탄성이 터진다.

부전천 복원 후 예상되는 하나의 그림이다. 하지만 이 그림은 부산시가 추진키로 한 '동천 복원 프로젝트'와 거리가 있다. 시가 제시한 그림은 단순 생태하천 개념으로 서울 청계천과 유사하다. 전체 도로 폭 25m 중에서 차로를 제외한 수면부는 13m, 그나마 물길은 폭 3~4m에 불과하다. 배가 다니려면 시가 계획한 유지수량 하루 2만 t으론 태부족이다.

많은 전문가는 이번 동천 복원 프로젝트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시의 일방통행식 추진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1차 복원 대상지로 꼽힌 문화버금로 850m 구간에 대한 밑그림이 바로 그렇다.

'동천재생 마스터플랜' 용역을 수행한 부산발전연구원 양진우 박사는 "부전천은 여건상 온전한 생태하천이 되기 어렵다. 도톤보리천처럼 도심 운하형으로 할지, 청계천처럼 인공 수조형으로 할지, 절충형으로 할지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동천 복원 선언은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것이지만, 그만큼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당장은 시청 내 태스크포스(TF)를 어떻게 꾸릴지, 예산은 어떻게 확보하고, 전문가 의견과 주민 의견을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 등이 모두 눈앞의 과제다. 난개발 방지를 위해 사업구역에 지구단위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늦추지 말아야 할 조치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