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등 봉합 못한 청계천 거울삼아
- 시민협의체 구성 등 서둘러야
- 주변 상인들 의견 반영도 과제

- 지류복원, 배 뜨는 운하 위해
- 낙동강·해수도수 방안 검토해야

부산시가 부전천 복개도로를 뜯어내기로 발표하면서 하천 복원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시는 2018년에 1단계 사업(서면 롯데백화점~광무교)을 마무리하는 등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민협의체 구성과 인근 상인 협의, 유지용수의 안정적 확보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역 시민단체는 15일 부전천 복원 사업에 폭넓은 시민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민관협의체의 조속한 구성을 주문했다. 특히 복원 유형과 유지용수 확보 방안에 대한 주장이 다양해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만 서울 청계천 복원 당시 발생했던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이준경 운영위원장은 "시민의 아이디어와 참여에 높은 비중을 두고 동천의 100년 미래를 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명소로 자리 잡은 청계천도 복원사업 당시 많은 논란과 진통을 겪었다. 강력한 추진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시민의 참여과정이 미흡했다는 평이다. 그 당시 서울시는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를 꾸리고 4200회에 걸친 공청회를 열었다. 그러나 복원 방식을 두고 내·외부적으로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2005년 10월 완공 때까지 수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복원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로 유물(문화재) 교통 유지비 등이 거론된다.

부전천 복원 구간 주변 상인과 협의도 넘어야 할 산이다. 2017년 12월 착공을 시작하면 1년간 공사 소음·분진으로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는 데다 완공 후에도 세입자의 임대료 인상 문제 등 벌써부터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는 사실상 복개 구간 왕복 4차로 중 편도 1차로씩 차량이 주차하고 있어 왕복 2차로로 줄여도 관계없다는 입장이지만, 상가 이용객의 차량을 수용할 주차장 계획이 없어 상인들은 우려를 표한다.

서면시장번영회 박찬호 회장은 "개복 구간 부근 가게가 대부분 음식점이라 오·폐수 정화시설에 대한 걱정도 크다"며 "생존이 걸린 문제라 시의 사업계획에 상인들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천 유지용수를 끌어들일 방안에 대한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는 수영 하수처리장에서 매일 2만 t을 끌어와 흘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천 외 다른 지류 복원까지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면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물을 끌어와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김경철 국장은 "수영 하수처리장 외에도 유지용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하천 복원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을 계속해서 찾아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운하를 만들어 배를 띄우는 복원유형을 위해 많은 물을 저렴한 비용으로 흘릴 수 있는 해수도수 방안도 다시 검토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 관계자는 "오는 20일 열리는 환경포럼에서 시민단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내달 중으로 시민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사업 구간 상인의 주차공간 문제 해결을 위해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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