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프랑스 파리 테러의 배후로 알려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한 인도네시아 국적의 불법 체류자를 검거했다.

경찰청은 충남에서 불법체류 중인 인도네시아인 A(32) 씨를 사문서 위조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A 씨는 최근 몇 개월간 SNS에 테러단체 '알 누스라'를 지지하는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2007년 위조여권으로 한국에 입국했으며 올해 4월 산행을 하던 중 알 누스라 깃발을 흔들며 이 단체를 지지하는 영상을 촬영해 SNS에 올렸고, 지난달에는 서울 경복궁에서 알 누스라 상징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 역시 SNS에 올렸다. 그는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가 터진 이후 애도의 물결이 일자 이를 두고 "40만 명의 시리아 민간인이 사망했는데도 무반응인 반면 누구의 소행인지 특정되지 않았는데 프랑스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경찰은 A 씨의 집에서 흉기인 '보위 나이프' 1점, M16 모형 소총 1정, 이슬람 근본주의 서적 다수를 압수했으며, 불법체류 중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타인 명의의 현금카드와 통장 등도 발견했다.

A 씨가 추종하는 알 누스라는 오사마 빈 라덴이 만든 국제 테러 단체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로,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테러 활동을 하고 있다. 조직원은 1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 시리아에서 활동하던 UN평화유지군 45명을 납치했고, 지난 6월에는 시리아 드루즈 지역 주민 20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IS의 전신인 '이라크이슬람국가'(ISIL)가 알카에다 이라크지부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IS와 알 누스라를 같은 뿌리를 둔 조직으로 볼 수 있지만, IS가 지난해 초 알 누스라와의 갈등 끝에 알카에다에서 퇴출된 이후에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경찰은 A 씨와 연계한 또 다른 테러 동조 세력이 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