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동거 중인 상황에서 또 다른 남성에게 접근한 뒤 혼인을 빙자해 무려 7년간 수억 원을 받아 챙긴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을 유인해 돈을 뜯어내는 동안 혼외자를 임신하기도 했는데, 이 여성에게 속은 남성은 2억 원이 넘는 거액을 뜯겼다.

　24일 부산지법에 따르면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A(여·44) 씨는 36세이던 2007년 6월 B 씨를 알게 된 이후 한 달 뒤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A 씨는 그해 11월 "가게 선불금을 갚아주면 결혼할 수 있고, 당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겠다"며 B 씨를 유인했다. 당시 A 씨는 동거남이 있었다. A 씨는 그날 이후부터 B 씨에게 각종 명목으로 수백만 원씩을 받아 가로챘다. 이듬해 동거남과 결혼해 혼인신고까지 했고, 2010년에는 혼외자까지 임신해 출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B 씨는 A 씨에게 완전히 속았고 지난해까지 무려 7년간 A 씨에게 183회에 걸쳐 2억2165만 원을 줬다. 임신 당시 A 씨는 B 씨에게 "간이 나빠서 배에 복수가 찼다"고 거짓말을 했고, B 씨에게 받은 돈의 상당 부분은 동거남과의 결혼생활비와 육아비, 성형비 등으로 사용했다.

　A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B 씨의 어머니를 속였다. "B 씨와 결혼해 어머님을 모시고 살겠다"며 "언니가 5000만 원을 준다고 하니 어머님이 1억 원만 마련해주면 함께 살 집을 구하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B 씨의 어머니는 A 씨에게 6800만 원을 건넸다. 돈이 없다는 B 씨에게 A 씨는 "대출을 받으면 이자는 내가 지불하겠다"고 한 뒤 단 한 번도 이자를 부담하지 않았다.

　이처럼 파렴치하게 모자를 속인 A 씨는 B 씨의 강력한 요구에 못 이겨 지난해 4월 결혼식을 올렸지만 신혼여행도 가지 않고 곧바로 가출했다. 결혼 두 달 전 A 씨는 B 씨에게 "아기를 아빠에게 보내려면 이사비와 장사 밑천을 줘야 한다"고 말하면서 2000만 원 이상을 뜯어냈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이승원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교제 및 혼인을 미끼로 B 씨와 어머니에게 거액을 가로채 죄질이 좋지 않고, B 씨는 과도한 채무를 부담하게 돼 실형을 선고한다"며 최고 권고형량(4년)에 육박하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