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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대연동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사전 공개 행사에 참가한 기자들이 24일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기증한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 전시물 324점 스토리텔링 재구성
- 강제노역 육성기록·영상 등 생생
24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하 역사관). 6층 높이에 두 개의 상설 전시시설과 연구 공간을 갖춘 역사관에는 강제동원의 전말을 생생히 기록한 수첩부터 사진, 그림, 급여 명세서 등이 전시돼 있었다. 192종류 324점에 달하는 전시물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대일 항쟁위)가 강제동원된 당사자나 가족을 조사하며 기증받은 2000점 가운데 가려뽑은 것이다. 역사관에서는 육성 기록과 영상을 통해 강제로 끌려가 노역하던 때를 생생하게 회상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도 들어볼 수 있었다.
'기억의 터널'이나 '진혼의 다리' 등 박물관 내부 조형물을 제외하면 전시물은 대부분 개인이 기록했거나 사용했던 것으로 눈으로 보기만 해도 방문자를 압도하는 물건은 아니다. 이 때문에 대일 항쟁위는 강제 동원이 시작되는 때로부터 해방과 귀환을 맞던 순간까지를 촘촘한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하는 데 치중했다. 대일 항쟁위 박인환 위원장은 "강제동원과 노역, 해방 순간까지의 역사적 사실과 실제로 동원됐던 우리 국민이 남긴 순간의 기록을 함께 배열하는 식으로 전시했다"며 "전시실 자체가 강제동원 사실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에 보여줄 수 있는 증거물"이라고 설명했다.
내달 10일 세계인권선언일에 맞춰 개관하면 역사관은 일제 강제동원의 역사를 담은 전국 유일의 전시 시설이 된다. 하지만 앞으로 역사관을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관해 뒷맛을 남겼다. 2010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5월 준공한 역사관이 1년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운영주체 문제를 둘러싼 대일 항쟁위와 행정자치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재단사이의 알력 때문이었다. 2010년 출범한 대일 항쟁위는 본래 2년 동안만 활동하는 한시적 기구였지만, 여러 차례 기간 연장을 거쳐 올해 연말까지 활동 기간을 늘렸다. 국회에서는 대일 항쟁위의 활동 기간을 다시 연장하거나 아예 상설화하는 법안이 발의돼 위원회 폐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