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매년 안쓰고 넘기는 예산이 수천억 원대 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단체는 갑자기 예산편성 기준을 편성한 정부탓으로 돌리는 반면 정부는 "예산편성의 비효율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시와 강원도는 각각 올해 이월예산이 2400억 원과 23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00억 원과 30억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예산안에 편성해놓고 이렇게 넘기는 예산을 명시이월(明示移越)이라고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이월액이 올해 급증한 것은 정부가 예산을 집행해야 할 연도 폐쇄기(일종의 결산시점)가 이듬해 2월말에서 12월 31일로 2개월 앞당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시의 명시이월 예산은 1540억 원이다. 지난해 904억 원과 비교해 건수와 액수 모두 40% 이상 급증했다.

명시이월은 부득이한 사유로 해당 연도에 지출할 수 없는 사업을 다음 연도로 넘겨 집행하는 것이다.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예산 집행의 신축성 유지를 위해 인정되고 있다.

충북도가 내년도로 넘긴 올해 예산은 2360억 원으로, 지난해 700억 원보다 무려1660억원(237%) 증가했다.

수해상습지 복구나 농어촌특별회계 관련 국비 1100억 원이 교부되지 않으면서 매칭 사업에 투입될 예산을 채 쓰지 못했다.

충남도의 이월예산도 1298억 원으로 지난해 500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대구시의 이월예산도 206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92억 원(40.1%) 늘었다. 이는 올해 예산의 3.8%에 이르는 규모다.

인천시의 이월예산은 66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00억 원 가량 늘었다.

경기도의 지난해 이월예산은 1003억 원이었지만 올해는 두배 가량 증가한 2417원을 이월액으로 잡았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연도 폐쇄기 단축과는 별고로 충분한 사전 검토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편성한 것도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