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무뇌증 신생아가 신장과 간을 남기고 눈을 감았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희망'이라는 뜻의 호프(hope). 그가 세상과 만난 시간은 고작 74분이었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낙태를 권하는 의사의 권유를 거부하고 호프를 출산했습니다. '짧은 만남'도 소중히 여기는 영국 사람들. 아직 장기기증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한국 사회와의 시각 차이를 정리했습니다.


"74분의 삶이 여러 생명을 살렸다"
영국에서 최연소 장기기증 기록이 8개월 만에 깨졌습니다
4월 22일 100분을 산 테디 홀스톤은 심장과 신장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12월1일 태어난 호프 리는 74분간 부모와 만나고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아이가 무의미하게 떠나길 원치 않는다"
호프는 태어나기 전 무뇌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는 오래 살지 못한다며 낙태를 권하였지만
호프 부모는 호프가 '희망'이 되길 원했습니다

4㎝ 남짓한 신장의 기적
호프는 파란 눈을 뜬 채 평화롭게 숨을 거뒀고
엄마 에마는 직접 아이의 눈을 감겨 줬습니다
수술실로 간 호프의 신장은 한 생명을 살렸고
누군가가 호프의 '일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호프는 여전히 살아있다"
에마는 "오늘도 딸아이는 다른 사람 안에 살아있다"고 합니다
에마는 또 "우리는 작은딸이 영웅처럼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호프는 평범한 사람 누구도 못한 일을 하고 떠났습니다

"잠시나마 함께 할 수 있어도 행복하다"
호프 부모에게 영감을 준 테디 홀스톤도 무뇌증
테디 부모 또한 의사의 낙태 권유를 무시합니다
아이와의 짧은 만남은 그들에게 소중했습니다

100분 살며 두 명 살린 테디
테디의 부모는 100분 동안 테디와 사진 찍거나
안아주며 '짧지만 힘겨운 만남'을 견뎌냈습니다
테디의 일부는 지금 두 명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장기를 돈 주고 판 게 아니냐"
장기기증 문화가 제대로 정착 안된 한국에선 힘겹게 장기기증을 선택한 유가족들이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또 힘들어합니다. 심한 트라우마까지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기기증을 했다고 돈 주는 곳은 없습니다"
미국은 기증인 가족의 심리치유 전담팀도 운영하지만
한국은 장례비 지원이 전부입니다. 심리치료 예산 '0'

제도보다 기증자 유족에게 더 필요한 것은
"고맙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요
호프와 테디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