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생계획 물거품 될 위기
국가가 수익형 민자사업(BTO)의 상업시설인 부산대 효원굿플러스의 시행사를 대신해 채권은행에 수백억 원의 빚을 갚으라는 법원의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특히 항소심에서는 정부가 효원굿플러스 건물 인도와 상관없이 은행에 원금과 이자 수백억 원을 갚으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와 국가와 부산대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판결 직후 부산대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착수했지만 수백억 원의 빚을 청산할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 향후 대학 운영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부산고법 민사5부(박종훈 부장판사)는 9일 (주)농협은행이 국가와 부산대 기성회를 상대로 제기한 '해지 시 지급금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는 대출 원금 400억 원과 연체이자 39억 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다만 1심은 원금 및 이자 상환과 동시에 효원굿플러스 건물을 국가가 인도받으라고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변경하고 건물 인도를 조건으로 하지 않고 원금 및 이자를 상환하라고 판결해 국가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나머지 원고의 항소 부분은 모두 기각돼 1심 판결이 유지됐다.
이에 따라 부산대가 물밑에서 추진하던 회생절차도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봉착했다. 회생절차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담보권자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대주단의 동의가 필요하다. 부산대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결과가 나오면 동시이행 때문에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대주단을 압박해 설득할 계획이었다. 그 이후 채권 조정을 통해 빚을 줄인 뒤 줄어든 빚을 떠안고 사업을 해줄 대체 사업자를 찾는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대주단의 동의를 받기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건물 인도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금과 이자를 받게 된 대주단 입장에서는 굳이 채무 조정을 통해 자신이 받을 돈을 줄일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회생절차를 기대하던 영세 임차인들도 보증금을 모두 떼일 처지에 놓였다. 현재 수감 중인 부산대 김인세 전 총장이 2010년 총장 재직 시절 기성회비를 담보로 지급보증을 섰기 때문에 사업 해지 때 대주단이 우선변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차인연합회 관계자는 "보증금 일부라도 받기 위해 회생절차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이번 판결에 모든 것이 날아갔다"며 허탈해했다.
부산대는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부산대 관계자는 "항소심 판결에 매우 당황스럽다"며 "교육부와 상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