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범, 왜 문재인 대표 사무실 노렸나…문현동 금괴 사업권 연관된 듯

30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부산 사상구 지역사무실을 급습한 인질범은 참여정부 시절 정부에서 자신의 부산 문현동 금괴발굴 사업을 허가하지 않은 데 화를 품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정모(55) 씨는 흉기와 시너를 들고 부산 사상구 감전동 문 대표 지역 사무실에 난입했다. 그는 직원을 제압한 뒤 "문현동 금괴사건, 문재인 구속하라"는 내용을 적은 플래카드를 사무실 외벽에 내걸었다.

정 씨의 주장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유명작가인 친형이 부산 남구 문현동에 금괴가 많은 일제 지하 어뢰공장을 발견했다. 정 씨는 이 사실을 듣고 참여정부 시절 정부에 금괴발굴 사업 허가권을 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 당했다. 정 씨는 "정부가 어뢰공장의 진실을 숨겨 큰 피해를 봤으므로, 참여정부 2인자인 문 대표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현동 지하 금괴에 관한 소문은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발사였다고 알려진 박모 씨가 일본군이 보물을 묻어뒀다는 고지도를 입수해 발굴작업을 벌이다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중단했다. 문현동 곳곳에는 발굴흔적인 동굴이 여럿 남아있다. 최근 몇 년 간은 소위 '보물 찾기'가 잠잠하다가 2012년 5월 부산 남구 문현4동 국유지(면적 202㎡)에 대해 매장물 발굴 탐사 승인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 법인은 주민 반발에 부딪혀 발굴 작업이 중단됐다.

정 씨는 이날 오전 경찰과 45분 동안 대치 끝에 자진해서 밖으로 나왔다. 정 씨는 경찰에 연행되면서 기자들을 향해 "이제 모든 게 끝났다. 경찰과 검찰에 가서 모든 사실을 털어놓겠다"고 말했다.

정 씨를 붙잡은 부산 사상경찰서는 정 씨의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