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금 삭감하며 간선제 압박만
- 한국해양대 선출방식 갈등 지속
- 행정공백 학사일정 차질 우려

개강을 보름 앞두고 총장이 여전히 공석인 대학이 많아서 해당 대학의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 부산대는 교육부의 총장 임명 절차가 지연되고, 한국해양대는 총장 선출 방식을 놓고 학내 갈등을 빚으면서 각각 총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 구성원들은 "새 학기를 앞두고 학사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총장 공백 사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며 교육부의 적극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대는 지난해 11월 17일 전국 국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한 뒤 1, 2순위 후보자를 교육부에 올렸지만 교육부가 임명하지 않아 수개월째 총장 공백 상태다. 교육부는 이 대학의 CK-1(지방대학 특성화) 사업비 등 정부 지원금을 잇달아 삭감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간선제 의무화'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총장 임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총장 공석 상태를 장기간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의견이 각계각층에서 분출돼 변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 학기 전에는 총장 임용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산대 관계자는 "교수 투신이라는 특수성을 들어 교육부를 설득하고 있다. 간선제 의무화는 아직 법이 바뀌기 전이고 법적 절차에 따라 선거가 이뤄진 만큼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해양대는 박한일 전 총장이 지난달 21일 직선제를 요구하는 교수회의 입장에 맞서 교육부에 자진 총장 직무정지를 요청해 현재 김윤해 교무처장이 총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그 당시 박 총장은 "간선제를 유지하지 않으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서 소외돼 학교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간선제로 전환하는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스스로 총장직을 던졌다. 직무정지 이후 대학본부 측과 교수회는 그동안 세 차례 만나 논의를 벌였지만 아직 총장 선출방식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교수회 측은 "교수들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직선제 선출로 의견을 모은 바가 있으므로 이를 바꾸려면 전체 교수의 의견을 모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선거 일정은 차후 문제"라고 밝혀 총장의 최종 임용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총장 없는 졸업식에 참석할 수 없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크다"면서 "교수들의 직선제 요구가 여전하지만 총장 없는 행정 공백을 장기간 둘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총장 직선제로 내홍을 겪었던 경상대는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합의하면서 오는 23일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