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이후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사의 호텔 건립 저지와 폐선부지 해운대 미포~송정 구간(4.8㎞) 시민공원화를 바라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시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부산에서 5석을 차지한 데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최근 해운대역사를 방문해 호텔형 레지던스가 들어서는 것을 막겠다고 밝히면서 해운대 옛 철길 보전운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포~송정 4.8㎞ 구간 옛 철길의 상업개발 저지운동을 벌이는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해운대기찻길친구들'은 17일 논평을 내고 "서 시장이 해운대역사의 호텔 건립에 제동을 걸겠다는 결단을 내린 데 환영하고,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수렴해 해운대 옛 철길도 공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옛 역사와 철길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원화하는 게 시민이 원하는 공공개발의 핵심"이라며 "20대 총선에서 확인된 것처럼 시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엄중한 민심의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시와 지역 정치권에 경고했다.
해운대기찻길친구들은 총선이 끝난 정치권을 압박하기로 했다. 그동안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표심의 눈치를 보느라 이 문제에 소신 있는 입장을 밝히지 못한 게 사실이다.
김준열 간사는 "더민주 김영춘 당선인은 시당위원장으로 총선 후보로 뛸 때 우리가 보낸 정책질의서에 '상업개발 반대'라고 답했다가 부담감 탓에 취소했다"며 "김 시당위원장은 '총선 이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한 만큼 다른 당선인들과 함께 시당 차원에서 폐선부지 상업개발 저지와 시민공원화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운대기찻길친구들은 조만간 김 시당위원장을 비롯해 더민주 및 새누리당과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간담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최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사를 지켜내고, 해운대 옛 철길이 시민이 원하는 시민공원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