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채용·인센티브제 확대
- 고용 불안정 환자에 영향 불가피
- 비급여 검사 권장 등 과잉진료도

침례병원이 100억 원대 임금체불 사태(본지 지난 22일 자 1면 보도)를 겪는 등 부산지역 병원의 경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경영난에 처한 일부 병원들이 비정규직을 늘리고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데 치중하면서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25일 부산시병원회와 보건의료산업노조 부산본부 등에 따르면 낮은 수가와 높은 인건비로 병원의 수익 구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4 병원경영분석' 보고서를 보면 전국 병원의 의료수익 순이익률은 2014년 기준 평균 1.6%에 그쳤다. 2009년 의료수익 순이익률이 4.5%였던 점을 고려하면 5년 만에 2.9%포인트나 줄었다.

이에 따라 병원은 경영난을 타개하려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있다. A 병원은 전문인력(의사 간호사 의료기사)을 제외한 일반 직원을 모두 파견직으로 채웠다. 파견 기간(2년)이 만료되면 일부를 계약직으로 바꾸고, 이 가운데 극소수만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한다. 비정규직이 늘면서 생명을 다루는 병원이 수익에만 급급해 환자 안전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불안한 고용환경이 직무 책임감을 떨어뜨려 환자에게 피해를 끼칠까 봐 우려스럽다"며 "당장의 수익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로 환자와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고가의 검사를 무리하게 권하는 등 과잉진료도 다반사가 됐다. 과거 수술하기 전에만 MRI(자기공명영상)를 찍던 병원 상당수가 수술 후에도 경과 확인 차원에서 또다시 촬영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건강보험제도의 현황과 정책과제'를 보면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2008년 15.5%에서 2009년 13.7%로 감소했다가 2010년부터는 15.8%, 17.0%, 17.2%, 18.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비급여 진료비 증가를 전적으로 과잉진료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불필요한 진료가 환자 부담을 키우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승희 권용휘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