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만에 배 성장한 봄축제
- 포토존마다 사진찍기 경쟁
- 질서 정연·쓰레기는 가져가
- 경품추첨 발표 때마다 환호
올해로 7회째인 '2016 다이아몬드브리지 걷기축제'가 또다시 참가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8일 행사에 3만7000명이 걷기에 나서 지난해 3만6000명의 기록을 깬 것이다. 국제신문이 주최하는 걷기 축제의 첫 행사(2010년)에는 1만5000여 명이 참여했다. 해마다 참가자 수가 늘어 2013년 2만9000명, 2014명 3만3000명 등이 다녀갔다. 이 때문에 이 행사가 봄철 부산을 대표하는 '시민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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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다이아몬드브리지 상판에 도착한 시민들이 노라조의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특히 어버이날을 맞아 열린 올해 행사는 가족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미세먼지와 황사도 부산 시민의 걷기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마스크와 선글라스 등을 착용한 이들은 오전 8시20분 축포와 함께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광장을 출발해 광안대교 상층부를 지나 부경대 잔디광장까지 7.5㎞ 구간(광안대교 5.3㎞)을 신나게 걸었다. 평소 차로 10분 만에 쏜살같이 지나쳐왔던 구간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고 기록하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됐지만, 인기를 얻는 '포토존'은 따로 있었다. 광안대교 주탑 아래와 광안리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지점, 마린시티 마천루를 뒤로 둔 곳 등지가 참가자마다 서로 멋진 사진을 찍으려고 경쟁하는 장소였다. 코스 곳곳에서 친구와 연인과 둘러앉아 싸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해를 거듭할수록 행사가 더 질서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운대·남부경찰서에서 나온 교통 경찰관을 비롯해 해병대전우회, 부경대 학생 등 600여 명의 교통안전 요원이 투입돼 차량 흐름을 관리했고, 구급차 3대와 의료진도 비상대기했으며, 곳곳에 간이화장실도 설치돼 불편함이 없었다는 게 참가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안전사고 등 불미스러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앉은 자리에서 나온 쓰레기는 참가자가 다시 싸서 가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돋보였다.
광안대교 상판에서는 개성만점 남성듀오로 유명한 '노라조'가 40분에 걸쳐 신나는 공연을 벌이며 흥을 돋웠다. 또 어김없이 등장한 '사랑의 쌀독'에 준비해 온 쌀을 넣으며 나눔의 기쁨을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도착지인 부경대 잔디광장에서 진행된 경품추첨 행사는 참가자의 마지막 발길을 잡았다. 승용차와 대형 TV, 건강검진권 등 200여 개의 경품 당첨을 기다리며 1만여 명이 오후 1시까지 자리를 지켰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준중형 SM3 승용차는 김재균(47) 씨 가족에 돌아갔다.
■ 이모저모
- 가족·동문·사제 함께 잊지못할 추억 만들어
8일 오전 2016 다이아몬드브리지 걷기 축제에 참여한 3만7000여 명은 화창한 날씨 속에 가족과 연인, 직장 동료와 7.5㎞ 구간을 걸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새겼다.
어버이날 맞아 3대 가족 14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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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걷기 축제에 참가한 안태홍 씨 3대 가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걷기에 참여한 이들 가족은 모두 14명이다. |
8일 어버이날에 열린 축제에 유난히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았다. 특히 안태홍(50·경남 양산) 씨 가족은 3대 가족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3형제 중 장남인 안 씨는 "부모님과 우리 3형제 내외, 그 아이들을 합쳐 모두 14명이 참가했다"며 "어버이날을 맞아 손을 잡고 이 구간을 걸으니 가족 간 우애가 더 두터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용수(68) 씨는 "이만 한 어버이날 선물이 또 어디 있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7㎞가 넘는 구간을 걸은 젊은 부부도 많았다. 13개월 된 딸을 아기띠에 맨 정인화(여·35·사상구 주례동) 씨는 "경치가 좋아서 힘든 줄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단체 알리기 홍보전 장외경쟁 '후끈'
수만 명이 모인 걷기 축제는 자신의 단체를 알리는 홍보의 장이기도 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제5회 유권자의 날'을 앞두고 직원 80여 명이 걷기에 참여해 캠페인을 벌였다. 벡스코 광장에 대형 열기구를 띄우고, 선관위 캐릭터 인형과 카드 섹션 등을 통해 유권자의 날을 알렸다. 시선관위 박경근 홍보계장은 "이틀 뒤로 다가온 유권자의 날을 부산의 대표 봄 행사에 참여하면서 알릴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자랑했다. 이와 함께 '좋은데이'와 '부산은행' 등이 부스를 마련하고 음료와 풍선 등을 나눠주며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쌓는 데 주력했다.
동문회 단합대회 최고의 프로그램 각광
걷기 축제는 동문회나 단합대회로도 안성맞춤이었다. 부산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AMP)동문회는 '22회 동문가족 걷기대회'를 이곳에서 벌였다. 총회원 4300여 명 중 433명이 이날 걷기에 참여했다. AMP 김성근 사무총장은 "수많은 걷기 코스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물론 1년에 한 번 걸을 수 있어 의미가 더 크다"며 "많은 동문 가족이 서로 참여하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걷기 행사 후 부경대 운동장 나무그늘에서 자체 동문회 행사를 벌였다. 바르게살기운동 부산시협의회에서도 220여 명이 참여했다. 김윤기 사무처장은 "바르게 산다는 것은 건강하게 산다는 것 아니겠냐"며 "첫 행사 때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사리손 잇단 온정 '기부문화의 장'
기부문화 확산의 장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경대 '사랑의 독'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기부함에는 '고사리손 온정'이 잇따랐다. 이성준(9·남구 대연동) 군은 자신의 배낭에서 흰색 봉지에 담아온 쌀을 독에 넣고 기뻐했다. 이 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무거운 쌀을 배낭에 넣고 여기까지 걸어왔다. 기부의 의미를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재단의 기부함에도 온정이 이어졌다. 참가자는 접수 때 받은 '기부권'을 함에 넣어 참가비 중 일정액을 소외계층과 나눴다. 김재열(39·영도구 영선동) 씨는 "걷기 축제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어려운 아이를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고 밝혔다.
남성듀오 노라조 공연 앙코르 세례
행사의 클라이맥스는 광안대교 주탑 아래에서 진행된 남성듀오 '노라조'의 공연이었다. 참가자 수천 명은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의 공연을 지켜봤다. 노라조는 "이 멋진 다리 위에서 공연을 하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 마냥 신기하고 즐겁다"며 "정말 '다이내믹 부산'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앞으로 '다이내믹'만 들어도 부산이 떠오를 것 같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준비된 곡이 모두 끝나고도 '앙코르'가 계속되자 노라조는 "다리 위에서 앙코르를 받아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해 또다시 관중을 웃게 했다.
외국인·스승과 제자 63명 참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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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들이 다이아몬드브리지를 걸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
외국인이나 사제지간에 손을 잡고 참가한 이들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오스카 위든(25·영국) 씨는 여자친구 백혜연(27) 씨와 함께 걷기 축제에 참여했다. 위든 씨는 "차를 타야만 지날 수 있는 다리 위를 연인과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하고도 놀라운 경험"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삼정고에서는 스승과 제자 63명이 함께 걷기대회에 참가했다. 이 학교 3학년 이예지 양은 "매일 교실에 앉아 공부만 하다가 봄날 친구, 후배들과 함께 광안대교를 걸으니 스트레스가 풀린다. 교단이 아닌 광안대교에서 선생님들의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김화영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