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찰청 치안대책 검토
- 구포 여성전용 화장실 주목
"식당이나 술집 화장실 대부분은 남녀 공용인데…. 이제 화장실도 마음 놓고 못 다니겠어요."
| |  |
| 부산 북구 구포시장 맞은편 여성전용 화장실과 내부 모습. 부산 북구 제공 |
서울 서초구 20대 여성 살인사건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많은 여성이 '남녀 공용 화장실'에 공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다수의 남녀가 함께 드나드는 공공장소 개념인 남녀 공용 화장실로, 여성을 겨냥한 '묻지 마 범죄'에 취약한 장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공중화장실 등은 남녀 화장실을 구분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에 적용되는 시설물은 공공기관 또는 민간 건물은 업무시설 중 연면적 3000㎡ 이상, 상가시설은 2000㎡ 이상일 경우에만 해당된다. 이 조항은 2006년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은 남녀 화장실을 분리해서 운영해야 할 근거는 없다.
회사원 김민정(여·36) 씨는 "술집의 화장실이 대체로 남녀 공용이 많은데 술 취한 남성이 드나들면 민망하기도 하고 가끔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어 일부러 남성이 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주부 김현덕(37) 씨는 "식당이나 술집을 찾을 때 화장실까지 확인할 수는 없지 않으냐. 이번 사건처럼 공공장소에서 여성이 무작위로 범죄 타깃이 될 수 있어 두렵다"고 말했다.
남녀 공용 화장실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확산되자 서울시는 지난 19일 여성안심대책 회의를 열고 기초자치단체를 통해 남녀 공용 화장실을 조사하고, 층별 분리 설치 등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이와 관련한 법 개정도 국회에 건의할 방침이다.
부산경찰청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남녀 공용 화장실 치안대책 마련을 포함한 여성 치안 관련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경찰청은 조만간 계획을 확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남자 화장실이 없고 여성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진 부산 북구 '구포 여성전용 공중화장실'이 주목받고 있다.
구포시장 맞은편에 있는 이 화장실은 여성만을 위한 공간이라 여성이 비교적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부산에서 유일한 여성전용 공중화장실로 부산시와 북구가 3억2700만 원을 투입해 2009년 만들었으며, 그해 '아름다운 화장실' 공모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여성전용 공간인 만큼 수유실, 유아용 시트, 아동용 변기 등을 갖추고 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