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에서 벌어진 '묻지마' 범죄는 경찰 조사 결과 정신질환자의 범행으로 결론났다.
서울경찰청은 22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 김모(34) 씨를 심리면담한 결과 전형적인 피해망상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 유형에 부합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김 씨는 2003~2007년 "누군가 나를 욕하는 게 들린다"고 자주 호소하며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다. 김 씨의 피해망상은 결국 "여성들이 나를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생각으로 번졌다.
김 씨는 서빙일을 하던 식당에서 지난 5일 위생 상태가 불결하다는 지적을 받고 이틀 뒤 주방 보조로 자리를 옮겼다. 김 씨는 이런 일을 겪으며 여성이 자신을 음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고, 결국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할 당시 망상 증세가 극에 달한 상태였으며, 표면적인 범행 동기가 없다는 점과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범죄 촉발 요인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워 이번 사건은 묻지마 범죄 중 정신질환 유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씨는 화장실에 들어온 여성을 보자마자 바로 공격한 사실로 마뤄볼 때 범행 계획이 체계적이지 않으므로 전형적인 정신질환 특성의 범죄라고 분석했다.
김 씨는 외아들로, 부모와 거의 대화 없이 지내는 등 가족과 단절된 생활을 해왔다. 청소년기부터 앉거나 서기를 반복하는 특이행동을 보였으며, 대인관계를 꺼린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2008년부터 김 씨는 1년 이상 씻지 않고 노숙을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자기 관리 능력을 잃었다. 특히 자신의 정신질환에 관한 인식도 없었다.
앞서 경찰은 김 씨가 중학교 시절부터 비공격적 분열증세를 보였고, 2008년 조현병 진단 이후 4차례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올해 1월 마지막 퇴원 후 약을 끊어 증세가 악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는 17일 0시 33분 주점 건물 남녀공용 화장실에 들어가 있다가 남성 6명이 들고 난 후인 같은 날 오전 1시 7분 화장실에 들어온 첫 여성인 A(23)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사건 당일 경찰은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는 김씨 진술을 언론에 밝혔고, 여성혐오 범죄라는 분석이 제기돼 전국에 피해 여성의 추모열기가 확산했다. 민건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