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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피살여성 추모 현장서 '남혐 vs 여혐' 설전

강남역 10번 출구에 '포스트잇 추모' 계속…화환도 늘어나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05-22 22: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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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에서 피살된 20대 여성에 대한 '포스트잇(메모지) 추모'가 시작된 강남역 주변에서 이번 사태를 남성, 혹은 여성 혐오와 연관시키는 사람들이 시위를 하거나 설전을 벌이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요일인 22일 오후 추모의 글귀가 적힌 포스트잇 수천장이 빽빽이 붙여진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는 "남성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에 항의한다"는 남녀10여명이 모여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시위 인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수십명 규모로 늘어났다.

이들은 추모를 위해 모인 남녀들과 언쟁이 붙었고, 곧 서로를 향한 욕설과 비방으로 이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를 남성을 공격하기 위한 선전 도구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런 식으로 남녀를 편 가르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일부 시민들은 "추모의 현장에서 이런 식으로 시위하는 것이야말로 여성에 대한 불만을 조장하기 위한 선전의 일환"이라며 "우리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의 분위기와 강력 범죄 피해자가 주로 여성인 것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려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여성 혐오는 성 대결이 아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며 맞불을 놓는 이들도 생겼다.

양측간 설전이 심화되자 경찰은 병력을 투입해 이들을 갈라놓는 한편 미신고 집회를 이어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일부 시위자들은 1인 시위 형태로 시위를 이어가기 위해 흩어졌으나 나머지는 여전히 경찰을 사이에 두고 서로에 대한 비방을 이어갔다.

이번 사태를 처음에는 지켜보기만 하던 이들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저녁이 되자 200여명이 여러 곳에 흩어져 각자 논쟁을 펼쳤다.

한편 논쟁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은 강남역 10번 출구 옆에 마련된 벽에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꽃을 놓아두며 조용히 피해자의 죽음을 애도했다.

갈등이 몸싸움으로 번질 것 같은 기미가 있으면 양쪽을 말리며 큰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도 했다.

쪽지에는 고인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주로 물리적 약자인 여성이 강력범죄에 노출되는 현실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다. 어린아이와 외국인들도 추모에 동참했다.

강남역 10번 출구 주변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화환이 10여개 놓여졌으나 일부 화환에도 남성 혹은 여성 혐오와 연관된 문구들이 들어 갔다. 관련 글귀가 적힌 일부 포스트잇은 훼손되기도 했다.

'포스트잇 추모'는 강남역을 넘어 대전·울산·부산 등 곳곳으로 퍼져 형형색색의 포스트잇 추모 물결을 만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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