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50·60대 남성 현행범 체포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일어난 20대 여성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성 혐오'와 '묻지 마 폭행' 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부산에서도 이를 모방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애꿎은 여성 3명이 크게 다쳤다.
25일 부산 동래구 명륜동 인도에서 C(53) 씨가 가로수 지지대를 뽑아 70대 여성에게 휘두르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왼쪽)과 경찰에 붙잡힌 C 씨. 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부산 중부경찰서는 25일 불특정 다수를 위협하고 관광객을 때린 혐의(폭행)로 A(67)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11시45분 중구 남포동 비프(BIFF) 광장 일대에서 나무판을 휘둘러 사람들을 위협하고, 경기도에서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온 B(여·62) 씨의 등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상한 아저씨가 행패를 부린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B 씨를 때린 A 씨를 발견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B 씨와 모르는 사이로 "거리를 지나가는 데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많이 주워 손이 더러워지고 길에서 나눠주는 기념품을 받지 못해 화가 났다. 피해 여성을 보고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래경찰서도 길을 가던 여성을 각목으로 폭행한 혐의(특수상해)로 C(53)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C 씨는 이날 오후 5시10분 동래구 명륜동 한 대형마트 앞에서 가로수 지지대(각목)를 뽑아 지나가는 여성 2명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C 씨는 여성을 때리는 광경을 목격한 시민 4명과 10여 분간 실랑이 끝에 제압당했고, 이후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길이 1.3m, 지름 6㎝ 크기의 가로수 지지대에 머리를 맞아 쓰러진 20대 여성과 70대 여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두 여성 모두 머리 등이 찢어져 피를 흘렸으며 20대 여성은 팔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70대 여성은 얼굴과 눈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70대 여성은 상태가 심각해 종합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 붙잡힌 C 씨는 드라이버, 가위 등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술 냄새가 심하게 나는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여성을 상대로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여성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대학생 김현경(여·24) 씨는 "서울에서 여성을 골라 살인한 사건이 벌어진 지 얼마 안 돼 부산에서 유사한 사건이 벌어져 두렵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부산대 홍창희(심리학과) 교수는 "부산에서 일어난 사건 모두 피해자가 여성이란 점에서 서울에서 일어난 묻지 마 살인 사건의 모방범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호걸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