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 시설물 인수 거부 선언
- 사업자가 준공허가 권한 칼자루
- 하자시설 지자체가 수리할 판
울산혁신도시 준공을 놓고 울산시와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1년째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LH가 1년이나 연기된 혁신도시 준공을 예정대로 이달 말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급기야 울산시는 문제가 된 일부 부실 시설물에 대해서는 인수를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울산시는 오는 30일 준공 예정인 중구 혁신도시의 부실 시설물을 사업시행자인 LH로부터 인수하지 않겠다고 15일 밝혔다. 시와 중구가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 부실 시설물이 상당수 발견됐지만, LH는 이 중 일부만 보수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시의 수십 차례 요청에도 개선하지 않고 있는 점을 내세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예정대로 준공허가가 나면 하자가 있는 시설물의 보수를 인수한 지자체가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혁신도시 시설인수단을 통해 부실하거나 미흡한 시설물 인수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다. LH가 시설물을 완벽하게 개선한 뒤 준공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LH가 준공 허가를 강행할 경우 울산시의 인수 거부권 행사가 실효성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혁신도시의 경우 LH가 시행과 시공은 물론 감리와 준공 허가권까지 모두 쥐고 있다. 그렇다 보니 지자체는 혁신도시 준공 후 인수·관리를 해야 함에도 진행 과정을 전혀 살펴볼 수 없었다. 또 공사에 부실함이 있어도 준공 허가 후에는 LH에 책임을 묻기도 어려워 혁신도시를 인수한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보수해야 한다.
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지자체에 혁신도시 공사 지도 감독과 준공검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며 관련법 개정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시는 지난해 3월 전국 최초로 '혁신도시 시설인수단'을 구성해 혁신도시 준공 전 하자 확인 작업에 나섰다. 그 결과 차로 선형 불량, 보강토 옹벽 배부름 현상, 자전거 도로와 보도의 높이 차이 등 297건의 하자를 발견했다. 그 이후 250건은 개선을 이끌어냈지만 47건은 여전히 미해결 상태다.
울산혁신도시는 중구 우정동 일원 298만 ㎡에 10개 공공기관과 주택 7280가구가 입주하는 기반시설 조성 사업으로, LH가 2007년 착공했다. 애초 지난해 6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일부 부실과 민원 등으로 두 차례나 연기된 바 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