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8300여명 사는 작은 읍
- 2011년 언급때부터 들썩이더니
- 10만원 짜리 땅 30만원까지 올라
- 읍 전체 면적 60% 외지인 소유

- 백지화 발표로 일대 땅값 된서리
- 특별개발구역 지정도 구상 뿐

"며칠 만에 매도·매수 문의가 완전히 뒤바뀌어졌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업계가 영남지역 최대 투자처로 주목했던 경남 밀양시 하남읍 들녘. 밀양시 제공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발표 다음 날인 22일 경남 밀양시 하남읍 부동산중개사무소마다 땅을 내놓으려는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신공항 입지 예정지였던 하남읍 일대는 불과 이틀 전만 해도 땅을 사려는 문의 전화가 많았어도 팔 땅이 없는 상태였다. 신공항 입지 선정 전망 덕분에 영남의 최대 투자 지역으로 주목받았지만, 며칠 사이 땅을 팔겠다는 의뢰는 많아도 땅을 사려는 문의 전화는 뚝 끊겼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부분 신공항으로 들썩이던 2011년 전후로 땅을 산 사람인데, 현 시세로 팔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많다"며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된 마당에 현 시세는 고사하고, 가격을 내려도 살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소 측은 "그나마 예전에 땅을 산 사람은 본전이라도 건지겠지만, 최근에 땅을 매입한 사람은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땅을 산 까닭에 거의 패닉 상태이더라.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땅을 팔겠다며 통사정하는데, 정작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공항 입지 예정지였던 하남읍 전체 면적은 37㎢로 3900가구에 8300여 명이 사는 작은 읍 지역이다. 대부분이 농지인 이곳 땅은 신공항 추진과 함께 가격이 뛰어 2011년 3.3㎡당 10만 원 선이었는데, 최근에는 20만~30만 원에 거래되는 등 더 올랐다. 하남읍 전체 면적의 60%가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땅값 상승 기대치가 높았다. 실제 신공항 추진과 함께 밀양지역 토지 거래는 2012년 1만759건(2100만㎡)를 시작으로 2013년 1만1245건(2457만㎡), 2014년 1만3110건(1749만㎡), 지난해에는 2015년 1만5582건(2732만㎡)으로 활발했다. 하지만 신공항 건설 백지화 발표와 함께 하남읍 일대 땅값은 된서리를 맞았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밀양지역이 나노국가산단 유치와 함께 산업도시로의 성장세에 있고, 하남읍 일대가 개발 사업의 최적지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더는 개발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밀양시 관계자는 "당장 손에 잡히는 하남읍 일대 개발 정책은 산업단지 조성인데, 시 재원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혁신도시처럼 중앙정부가 신공항 예정지 일대를 특별개발구역으로 지정·개발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 구상만 하고 있다. 갑갑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