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선도로 끊기고 강서선 차질
- 연구개발특구·항공클러스터는
- 허리 잘려나가고 소음 피해
- 대체부지 없을 땐 축소 가능성
- "사전소통 없이 주먹구구 대책"
- 市·지역정치권 성토 쏟아져
지난 21일 정부가 제시한 김해공항 확장안은 공항 인근 토지이용계획과 소음권 확대, 활주로 용량 증대 부분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정부가 김해공항 활주로 신설 계획을 사전에 조율 없이 발표해 부산시가 수년간 준비해온 서부산권 개발 사업의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할 판이다.
 |
| 정부가 신공항 해법으로 제시한 김해공항 신설 활주로가 연구개발특구와 항공클러스터 등 서부산권 개발사업 부지를 관통하면서 사업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신설 활주로가 조성될 김해공항 인근 전경. 붉은 색 원안은 기존 활주로. 연합뉴스 |
■개발사업 동력 떨어질 우려
활주로가 신설되면 연구개발특구와 항공클러스터는 중간 허리가 잘려나가게 된다. 활주로 신설로 야기되는 건축물 고도제한과 소음피해 등으로 사업성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는 사업 부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지만, 대체 부지 마련이 쉽지 않을 경우 사업부지 축소나 도시개발계획 전면 수정 등의 복잡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에코델타시티 북측 지역의 공동주택도 건축 높이 제한과 소음 피해에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공항시설 인근 지역은 보통 슬럼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활주로 바로 옆 지역도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설 활주로는 서부산권 개발지역의 교통망 단절을 유발하는 것이 난제로 꼽힌다. 폭 60m의 신설 활주로 탓에 연구개발특구 북쪽에서 명지까지 이어지는 폭 45m와 35m의 동·서축 간선도로가 단절된다. 또 현재 추진 중인 강서구청~명지를 잇는 도시철도 강서선(노면트램)은 신설 활주로에 막혀 끊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활주로 지하에 교통망을 연결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이지만, 폭 60m인 활주로 인근에 넓은 공항 부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고려하면 수백 m의 지하 교통망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 송삼종 서부산개발국장은 "기술적으로 활주로 지하에 도로나 철도를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공항이 보안과 안전이 강조되는 시설이다 보니 실제로 이 같은 사업 추진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간 종합적 검토 있었나
시와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이번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급조된' 방안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부산지역 서부산권 개발 계획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확장안을 제시함에 따라 전체 사업의 밑그림이 뒤엉키고 있는 데 따른 반발이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국토부가 서부산 개발계획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확장안을 낸 것 자체가 막판에 용역의 결론이 변경된 주먹구구식 대책임을 증명한다"며 "국토부가 승인한 에코델타시티가 활주로 확장으로 악영향을 받는 것만 봐도 이 확장안이 얼마나 전체적인 고려 없이 마련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도 "국책사업인 연구개발특구는 활주로 신설로 사업 추진 자체가 전면 수정돼야 하는 사안임에도 정부 부처 간 사전 조율이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라며 "현재 국토부가 내놓은 확장안은 이런 문제에 관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국가계획(연구개발특구)을 조정하면 (김해공항 주변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김해공항 확장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