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 확장'으로 최종 결론을 냈지만 '밀양 신공항' 유치에 나섰던 경남도는 "김해공항을 확장해서 신공항을 대체할 수 있으면 좋은 일"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쿨한' 입장이 보이고 있다. 밀양 신공항 유치의 '직접 당사자'인 경남도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강력하게 반발하는 '간접 수혜자'인 대구와 경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밀양 신공항 유치 업무를 총괄했던 이채건 도시교통국장은 22일 "유구무언이다. 김해공항 확장 결론은 전문가 결정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국장은 "정치적 결정이더라도 김해공항을 확장해 신공항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남발전연구원 송기욱 연구위원은 "김해공항을 신공항 수준으로 확장하더라도 건설 비용은 신공항 건설보다 훨씬 적게 든다"며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난 만큼 상당 기간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다시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밀양 신공항 유치의 직접 당사자였던 경남도의 분위기가 정부의 결정 수용으로 바뀐 데는 홍준표 지사의 확고한 '신공항 소신'이 크게 작용했다. 홍 지사는 김해공항 확장 발표 직후인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적 결정이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결정 수용 의사를 밝혔다. 홍 지사는 "신공항 문제가 정치적 문제로 비화돼 정부도 선택의 여지가 없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냈을 것"이라며 "공항 문제는 국가의 백년대계이므로 경남도의 입장에서만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지금까지 "신공항은 전문가의 영역이다. 정치인들은 나서지 말고 용역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 홍 지사는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 지방선거 때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건 서병수 부산시장과는 달리 2012년 보궐선거 당시는 물론 재임 3년 6개월간 신공항을 경남에 유치해야 한다는 공약을 한 번도 내걸지 않았다.
배재한 기자 m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