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기지 이전 기대효과
- 절반이 공군 소유·군 관제 의존
- 지역사회 이전운동 잇따라 좌절
- 민간이 슬롯 관리땐 취항 늘어
# 군기지 이전 현실성 있나
- 천문학적 비용 부산시 큰 부담
- 공군 반대입장도 풀어야할 과제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하는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쪽으로 결론지으면서 김해 공군기지 이전 논의가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김해공항이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안에 조성돼 있다 보니 민간 여객기가 군 관제에 의존하는 데다 노선을 신설하려 해도 슬롯(SLOT·시간당 이착륙 횟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 군 공항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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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김해공항 군용 활주로에 내리고 있다. |
국토교통부는 군 공항을 현재 수준으로 계속 사용한다는 전제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해공항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군기지를 옮긴다면 김해공항의 용량이 대폭 늘어나 향후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고 명실상부한 신공항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26일 지적한다. 김해 공군기지가 지닌 안보상의 이유로 이전이 쉽지 않지만 지금 당장이 아니라 먼 미래를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 군 공항 이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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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공항에 자리 잡은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김해공항의 절반을 차지하는 군 공항이 이전하면 향후 확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국제신문 DB |
공군기지 이전은 이미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다. 2005년 조경태(당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은 김해공항 군부대를 예천공항으로 옮기자는 주장을 폈다. 당시 예천공항은 잘못된 항공수요 예측으로 폐쇄 일보 직전의 상황이었다. 예천공항은 2000년 2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곳이지만 공항의 기능을 할 수 없어 2004년 문을 닫았다. 현재 다른 공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부산시의회도 공군기지 이전을 주장했다. 2012년 당시 이산하 시의원의 요청으로 꾸려진 '김해공항 가덕 이전에 대한 부산시의회 대응방안'의 중·장기 과제로 김해공군기지 이전방안이 포함됐다. 당시 시는 군기지가 이전하면 활주로 용량이 27.3%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민항기 슬롯 부족으로 인한 노선 확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1년 3월 동남권 신공항이 무산된 직후 김해공군 기지를 여수공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했다. 당시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김해공항 공군을 한적한 여수공항으로 이전하면 김해공항의 가용부지는 100만 평(330만 ㎡) 이상 늘어나고 공군의 작전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 이사장은 "현재의 여수공항은 김해기지에 있는 모든 자산과 인원을 수용하기에는 협소하지만 활주로를 확장하고 최신 군시설과 숙소를 건설하기에 가장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기대 효과
군 기지가 이전할 경우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민간 항공사의 슬롯이 확대된다는 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행 평일 기준 민간이 16개의 슬롯을 사용하고 군이 6개의 슬롯을 사용하고 있다. 주말에는 민간이 24개의 슬롯을 사용한다. 만약 공군 기지가 이전하면 그동안 군이 사용하던 슬롯을 민간이 가져올 수 있게 되고, 이는 자연스레 민간 항공기의 공급 증대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슬롯 문제는 다른 방향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해공항의 슬롯은 내년부터 확대된다. 평일 기준 민간이 20개, 군이 6개의 슬롯을 각각 가지게 된다. 여기에 김해공항 확장안에 포함된 활주로 신설이 완료되면 슬롯이 35~4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슬롯을 놓고 민·군의 눈치싸움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해공항에 새 관제탑이 들어서면 민간에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손명수 공항항행정책관은 "김해공항은 현재 군에서 관제를 맡고 있는데, 김해공항에 활주로와 관제탑이 새로 건설되면 새 관제탑을 민간에서 관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군기지 이전을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곳은 항공업계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군이 이전한다면 김해공항은 접근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인천공항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10년 후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연간 수용 능력이 현재 1700만 명에서 4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항공수요의 급증으로 언제 포화가 될지 모른다. 포화되더라도 군 공항 부지를 활용하면 확장이 충분히 가능하다.
■현실성 여부
공군 기지 이전이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공군기지를 이전하려면 지자체가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갈 사업에 시 예산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군 역시 이전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해기지는 유사시 미군 병력과 물자가 이동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김해기지에는 현재 수송기 20여 대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4대가 배치돼 있다. 군은 2019년까지 공중급유기 4대를 추가로 도입해 김해기지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또 현재 김해 제5공중기동비행단에 공중기동정찰사령부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비행단장의 계급은 준장이고, 정찰사령관은 소장이다. 이 때문에 기지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군의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정부부처 간 협의로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