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선관위 "투표 발의 요건 안돼"
- 내달 서명 보정 결과 따라 판가름
- 서명자 자격 기준시점도 변수로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 투표 청구 서명 유효 숫자가 도내 유권자 10%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홍 지사 주민소환 투표 성사 여부는 다음 달 중 보름간 이뤄질 서명 보정 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측 관계자는 "서명부에 대한 검수작업 결과 유효 서명자가 주민소환 투표 충족 요건인 도내 유권자의 10%에 못 미쳐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경남도선관위를 통해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주민소환 투표는 유효 서명자가 경남 유권자 수의 10%인 26만7416명 이상이어야 발의할 수 있다. 운동본부가 지난 2월 제출한 서명부 35만4651명 가운데 8만7235명 이상은 무효라고 도선관위가 판단한 셈이다.

도 선관위는 현재 시·군·구별로 2차 교차 심사를 진행 중이다. 도선관위 관계자는 "2차 교차 심사에서도 유효 서명자 숫자가 주민소환 투표 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15일간의 보정 절차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보정 절차 이후에도 유효숫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주민소환 투표는 무산된다.

주민소환 투표 발의 요건을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무효 서명이 많은 것은 주민소환 투표 청구 서명부 유효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서명 하나가 유효 처리되려면 성명, 생년월일, 주소, 서명 또는 날인, 서명 연월일 등 5개 기준이 모두 일치해야 한다. 무효 서명은 생년월일이 틀리거나 상세 주소를 기록하지 않은 게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소는 아파트에 사는 서명자가 번지 수와 아파트 이름만 쓰고 동과 호수를 정확하게 쓰지 않으면 무효 처리된다.

여기에다 주민소환법상 서명자의 자격인 '전년도 12월 31일' 현재 해당 지자체 주민등록표에 등재된 자를 2014년 12월 31일로 볼 것인지, 아니면 2015년 12월 31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유·무효 숫자가 적잖게 달라진다. 주민소환 투표 실시 여부에 대한 또 하나의 돌출 변수가 생겼다. 현행 주민소환법에는 '전년도 12월 31일'을 주민소환 신청일로 할지, 청구일로 할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주민소환 투표 신청서 교부는 2015년 7월 23일이어서 신청일 기준으로 할 경우 전년도 12월 31일은 2014년 12월 31일이 된다. 반면 주민소환 투표 청구일은 지난 2월이다. 청구일 기준으로 하면 전년도 12월 31일은 2015년 12월 31일이어서 1년의 시차가 발생한다. 도선관위는 '전년도 12월 31일'을 신청일로 할지, 청구일로 할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중앙선관위에 요청한 상태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도선관위가 다음 달 초순 최종 서명부 검수 결과와 보정 절차 돌입 등 후속 조치를 의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명 보정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배재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