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브니엘고와 브니엘예고에 닌텐도사의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 고(GO)'가 실행(본지 19일 자 1·7면 등 보도)되면서 학교 측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오는 11월 수능시험을 앞두고 자칫 면학 분위기를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을 좋아하는 외부인도 무단으로 드나들어 학교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브니엘고 등에 따르면 포켓몬 고 게임이 가능해진 지난 18일 오후 7시 외부인 6명이 학교 복도에서 게임을 하다가 교사들에게 들켰다. 이들은 사복 차림에 가방을 메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들을 목격한 교사들은 즉각 학교 밖으로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학교 측은 밤 9시께 외부인 30여 명이 몰려들자 부산 금정경찰서에 외부인 출입통제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순찰차 2대를 보내 정문에 배치하고 포켓몬 고 게임을 하려고 들어오는 외부인을 막았다.

학교 측은 19일 오전 전체 교사 회의를 열어 학생 스마트폰 관리와 외부인 출입통제에 신경을 써달라고 교사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뒤늦게 소식을 접한 일부 언론사가 취재 경쟁을 벌이면서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포켓몬을 잡는 소동을 벌였다. 이날도 포켓몬 고 게임이 작동되면서 이날까지 40여 마리의 포켓몬을 잡은 학생도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수험생에게 여름이 중요한 시기인데 학생들이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마음을 잡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포켓몬 고가 뭐길래 이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포켓몬 고 게임이 브니엘고에서 실행 가능하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SNS에는 이 소식으로 시끌벅적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포켓몬 고의 성지가 된 브니엘고를 '포켓몬고'로 불러야 한다' '브니엘고에서만 포켓몬 고 게임이 되는 것은 기독교 학교여서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것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는 '속초로 가지 말고 오늘 저녁 브니엘로 쳐들어가자'는 선동적인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부산시는 이날 포켓몬 고 서비스 지역에 포함될 것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려고 강원 속초시에 문화관광국 콘텐츠협력팀장 등 3명을 급파했다. 

 박호걸 박지현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