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건설현장 식당) 브로커' 유상봉(70) 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던 허대영(60) 전 부산환경공단 이사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뇌물을 공여했다는 유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비록 1심이지만 이번 선고는 검찰의 '유상봉 함바 비리' 수사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21일 부산시 도시개발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유 씨에게서 함바 식당 운영권 수주 편의 및 다른 공무원에게 이를 알선한 명목으로 20회에 걸쳐 9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알선뇌물수수)로 불구속기소된 허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허 전 이사장은 유 씨에게서 시가 추진하는 산성터널 공사 및 국제산업물류도시 개발사업 등 부산 일대 건설 현장의 함바식당 운영권 수주 청탁을 받으면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허 전 이사장은 또 동래·금정·해운대·서·남구와 기장군의 간부 공무원에게 부탁해 해당 지역 건설공사 관련 편의를 봐주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하지만 허 전 이사장은 유 씨가 일방적으로 찾아와 3, 4번 만나 부탁을 받은 뒤 다른 공무원에게 유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말을 전했고, 그 과정에서 의례적인 선물로 만년필과 양주 1상자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공소사실과 같이 직무에 관해 금품을 수수한 적은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유 씨가 친분관계가 없던 피고인에게 이례적으로 처음부터 빈번하게 고액의 뇌물을 공여하게 된 경위를 납득하기 어렵고, 유 씨가 피고인의 집무실을 찾아갔다는 시간의 상당수에 피고인의 다른 일정이 있었다"며 "오히려 유 씨가 함바 식당을 수주하려는 관계자들에게서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사기죄 등으로 형사처벌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