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사 수용힘든 요구안 많아 난항
- 구조조정까지 맞물려 협상 꼬여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가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위해 파업 와중에도 협상을 재개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두 회사 노사 모두 많은 쟁점 만큼이나 의견 차이도 컸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사측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파업 수위를 높이기로 해 협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올해 현대차 노사는 임협, 현대중은 임·단협을 하고 있다. 그런데 두 노조 모두 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안을 많이 요구하고 있고 사측도 어느 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두 회사 노사의 협상 쟁점을 정리했다.

두 회사 노조는 '승진 거부권'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과장부터 비노조원이므로 노조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대리까지 계속 머물러 있기 위해 승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 명)의 승진 거부권을 요구했다. 현대중 노조 역시 사무직은 물론 생산직 노조원인 '기원(대리급)'도 '기장(과장급)'으로 승진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두 회사 노조는 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할 것도 요구했다.

현대차 노조는 기아차 등 그룹 내 10개 계열사와 공동교섭을 회사 및 그룹에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 ▷호봉 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7.2%(15만205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임금피크제(현재 만 59세 동결, 만 60세 10% 임금 삭감)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 대응 공동 TF 구성 등을 요구했다.

현대중 노조는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 사원 채용 ▷우수 노조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 폐지,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 근로 실시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올해는 두 회사 노사 모두 서로 상대방이 수용하기 어려운 안을 많이 요구하거나 제시해 맞불을 놓은 양상이다. 특히 현대중의 경우 현재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으므로 더욱 노사 협상이 꼬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하듯 현대차 노사는 협상 결렬 선언 16일 만인 지난 21일 협상(14차)을 재개했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에 노조는 오는 27일 1조 4시간, 2조 6시간씩 추가 파업을 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통상 협상 타결 마지노선이 1차가 여름휴가 전, 2차는 추석 전인데 올해는 두 회사 모두 노사 간 안건별로 견해 차가 워낙 커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

◇ 현대차, 현대중 노사 협상 쟁점   노조안 사측안 현대차 ·과장 승진거부권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그룹내 10개사 공통교섭 ·기본급 7.2%(15만 2050원)인상 ·전년 순이익 30% 성과금 지급 ·해고자 복직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임금 피크제 확대 ·위법·불합리 단협조항 개정 ·위기 대응 공동 TF구성 현대중 ·과장(기장)승진 거부권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징계위 노사 동수 구성 ·퇴직자 수 만큼 신규사원채용 ·우수노조원 100명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호봉승급별도)인상 ·성과 연봉제 폐지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폐지 ·조합원 해외 연수 폐지 ·20년 미만 조합원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 선택적 근로시간제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