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논란제품 발표 오류 빈축

유해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린(OIT)이 함유된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항균 필터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전업계는 이번 사태로 해당 제품뿐 아니라 가전제품 전반으로 불신이 퍼져 매출이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

2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 서비스센터에는 최근 필터를 교체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교체 요청이 몰리면서 길게는 몇 주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의 필터와는 관계가 없는 제품을 교체해달라는 요구도 있어 종종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 22일 환경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OIT 함유 항균 필터가 사용된 기기명' 공지글의 조회 수는 이날까지 15만 건이 넘었다. 정부가 2014년 유독물질로 지정한 OIT는 최근 논란이 된 가습기 살균제 독성물질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비슷하다.

부산의 한 가전제품 판매점 관계자는 "문제가 된 제품은 대부분 단종된 것이지만, 다른 항균 필터 제품에 대한 안전성까지 문의하는 고객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환경부는 지난 20일 OIT 항균필터 위해성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일반인이 확인하기 힘든 필터 모델명을 공개해 원성을 들었다. 이틀 만에 전자제품 모델명을 추가로 공개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엉뚱한 제품을 넣는 등 오류를 연발해 혼란을 키웠다.

또 항균 필터가 '위해하다'는 것만 확인했지, 위해성 정도는 규명하지 않아 소비자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사람이 OIT를 들이마실 경우 급성 흡입 독성 가능성이 있는데, 피부 부식 및 눈 손상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름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시장의 성장세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